[이색 동호회] 대한항공 와인동호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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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비행기 안에서 맛보는 와인 한잔은 지루한 여정의 색다른 활력소가 된다. 하지만 와인은 다양한 종류만큼이나 맛과 향이 제각각이어서 제대로 즐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이에 착안해 만든 와인동호회가 '샤또 크루'다. 성(城) 이라는 뜻의 '샤또'는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와인 양조장을 가리키는 말이고 여기에 승무원을 뜻하는 '크루'를 붙였다.

2001년 9월 문을 열었고 1백여명의 회원이 친목을 다지며 와인 맛을 판별하는 노하우를 배우고 있다. 여기서 터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탑승객들에게 와인 즐기는 법을 알려준다.

와인의 색과 향, 그리고 맛을 표현하는 '테이스팅 노트'작성법을 주제로 첫 시음회를 연 후 매달 주제를 정해 정기적으로 모인다.

지난해에는 ▶와인병에 달린 라벨 읽는 법▶와인 잔의 특성▶와인이 생산되는 지방 등과 관련해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최근에는 카베르네 쇼비뇽.쉬라즈.피노 느와.샤도네이 등 다양한 품종의 와인을 접했다. 이달에는 보졸레 와인으로 유명한 가메이 품종을 마셔 볼 예정이다.

기내 와인 서비스와 관련해 승객들이 터무니없이 제기하는 불만도 적지 않다. 좋은 와인 가운데는 이물질처럼 보이는 것이 가라앉아 있는데 대부분의 승객은 이를 잡티로 여기기 때문이다.

홍승호 동호회 회장은 "양조과정에서 결정으로 변한 포도의 천연 주석산을 종종 이물질로 오인하는데 그것은 인위적인 정화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것이 가장 좋은 와인이라며 가격만 비싼 와인만을 고르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홍 회장은 노선별로 서비스하는 와인이 다르지만 이탈리아산 레드 와인인 '키안티 클라시코'나 캘리포니아산 화이트 와인인 '샤도네이 로버트 몬다비'등은 품질도 좋고 가격도 저렴해 승객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와인으로 꼽았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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