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주공 4단지 사업지연 불가피

조인스랜드

입력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4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관리처분총회가 비상대책위원회에 의해 무산됨에 따라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 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는 시공사와 협상해 공사비를 깎고,일반분양가를 올려 조합원 추가부담금을 낮춘다는 계획이어서 다른 저밀도지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잠실 주공4단지 재건축조합(조합장 문동렬)은 지난 22일 오후 2시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관리처분계획안 통과를 위한 조합원 임시총회를 열었으나 서면결의서를 포함해 전체 조합원 2천2백94명중 1천11명이 참석하는 데 그쳐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관리처분총회는 조합원들의 평형 배분과 추가부담금을 결정짓는 자리로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 이상 참석과 과반수 이상 찬성 요건을 갖춰야 한다.

반면 그동안 추가부담금 과다를 이유로 조합측에 반기를 들어온 비상대책위원회(우리재산지킴이·이하 비대위)도 같은 시각 송파구민회관에서 조합원 임시총회를 개최,1천2백24명 참석(서면결의서 3백60명 포함)으로 과반수 이상을 확보해 의결정족수를 채웠다.

비대위는 이날 참석 조합원의 만장일치로 ^기존 조합장과 임원을 해임시키고^현 조합집행부와 시공사가 제시한 관리처분계획안을 부결했다.

이에 따라 비대위는 일단 부조합장(조준성씨)의 조합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해 조만간 송파구청으로부터 기존 조합장 교체에 대한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또 조만간 임시총회를 다시 열어 새 조합장을 선출한 뒤 시공사(삼성물산·LG건설)와 협상해 공사비를 인하하고,일반 분양가를 올려 조합원 추가부담금을 대폭 줄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 조합측이 이날 비대위의 임시총회가 조합 정관 규정에 의해 소집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소송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난항이 예상된다.

비대위측은 그동안 일반분양 시기가 비슷한 도곡 주공아파트와의 형평성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왔다.

잠실 주공4단지 17평형과 대지지분이 19평으로 같은 강남구 도곡 주공저층아파트 13평형은 33평형에 입주할 때 2천만원 정도를 환급받는 반면 자신들은 34평형에 입주할 때 6천5백만여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는 것.

또 도곡 주공은 공사 평당 2백49만8천원이지만 잠실 주공4단지는 2백66만원으로 높고,아파트 지하에 96억원 상당의 모래가 뭍혀 있는데 이 가치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이병준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33평형에 입주하는 조합원의 추가부담금을 없애는 게 목표이며 빠르면 2∼3개월,길어도 6개월 안에는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李위원장은 또 “이미 다른 건설회사 컨소시엄으로부터 견적서를 받아놨기 때문에 협상이 힘들면 시공사를 바꿀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공사측은 비대위의 주장은 현실성이 떨어지며 공사비 인하 여지도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LG건설 관계자는 “조합원에 제공하는 새시와 가전제품을 없앨 경우 도곡 주공아파트 공사비 수준으로 줄일 수 있지만 그 이상 떨어뜨리면 품질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일반분양가를 평당 1천1백만원대에서 평당 1천3백만원대로 높인다 해도 조합원의 부담금은 1천만원 정도 떨어지는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송파구청이 분양가 인상에 반대하고 있어 평당 1천3백만원 이상 올리기는 쉽지 않다는 게 시공사측의 설명이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다른 저밀도지구 아파트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현재 이주중인 잠실 주공3단지에서도 비대위가 결성되는 등 추가부담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 서울시내 5개 저밀도지구 일반분양이 시작된 가운데 조합원의 추가부담금을 낮추는 방법으로 가장 손쉬운 일반분양가 상승을 택함에 따라 전체 아파트 가격을 높이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조인스랜드컨설팅 백준 사장은 “잠실에서 첫 일반분양을 하는 주공4단지가 분양가를 올리면 다른 단지들도 잇따라 가격을 올릴 것이 뻔해 또 한번 강남권 집값을 들썩이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스랜드)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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