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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시대 TV는 필수품 실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7월 24일 오후 7시 50분. TBC-TV에서는 획기적인 계획을 꾸며냈다. 인공위성을 통해 동경과 서울을 연결해서 「인터내셔널·레슬링」 경기실황을 직접 실황 중계한 것이다. 위성을 통한 간접중계는 이미 과거에도 여러번 있었다.
NHK의 주선으로 이루어진 「올림픽」중계라든지, 가까운 예로는 금산 우주「센타」의 개국에 앞서 시험중계로 이어진 「엑스포 70」의 한국의 날 실황 등이 있었다.
그러나 민간방송으로 위성을 통한 직접중계는 아마도 이번의 실황중계가 우리나라 사상 처음있는 일로 안다.
지난번 20년만의 모자상봉의 직접중계 계획이 차질을 일으켜 실패했으니 말이다.
전응덕 보도국장의 차분히 가라앉은 「아나운스」도 일품이었다. 흔히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서 목소리가 높아지고 귀에 거슬리는 「감격의 강요」같은 것을 전혀 느낄 수 없는 침착한 중계였다. 역시 「스피치」의 훈련을 쌓은 「아나운서」 경력이 이렇듯 미끈한 방송을 할 수 있는 저력을 발휘한 것이리라. 특히 「메인·이벤트」에서 우리의 장사 김일 선수의 활약상을 세밀한 구도로 보여준 현지의 진행도 일품이었다.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보는거나 다름없는 화면의 선명도라든가, 거칠지 않은 「오디오」도 생각하던 것보다 신선했다. 무엇보다도 1시간 남짓한 시간에 대금 5백만원이라는 거금을 던진 기획진의 용기는 찬양할 만하다.
그러나 언제고 그 누군가가 반드시 시도해야할 위성중계고 보면 그 첫 「테이프」를 끊었다는 용기는 높이 살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중계방송으로 다음과 같은 큰 의의를 지적할 수가 있다.
(1)언제든지 세계 어느 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실감
(2)따라서 우리도 우주시대에 살고 있다는 실감과 함께 세계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같이 호흡할 수 있다는 것.
(3)TV가 그 신속성과 함께 생활정보 전달의 「챔피언」이라는 것. 따라서 TV는 생활필수품이라는
(4)TV국의 편성계획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시청자에 대한 친절과 봉사면이 확대된 것.
(5)민간 TV역사상 처음으로 국제적인 체면을 유지하게 되었다는 것.
(6)거금을 들여 계획할 만큼 우리의 용기와 실력이 결실 했다는 것. 이를 계기로 해서 시청자는 앞으로의 색다른 계획에 큰 기대를 걸만하다고 할 것이다.

<이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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