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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고 보람있는 여름방학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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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1일을 전후하여 전국의 모든 학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가게 되었다.
무더운 여름철 장마를 맞으며 학교에 나가 학기말 시험을 치른 보람이 있어 종업식을 끝으로 성장 통지표를 받고 한달 열흘간의 여름방학을 맞이하게 된 전국의 어린이들의 즐거움은 이루 형언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동안 학교 공부에 밀렸던 취미 생활을 되살리고, 과중한 시험 부담 때문에 쇠약해진 건강을 회복하기 위하여 여름방학은 다시없이 좋은 기회인 것이다. 산으로 들로 바다로 강으로 뛰어다니며, 숙제의 시달림이 없이 즐겁게 뛰놀 수 있는 여름방학이야말로 청소년 어린이들에게는 가장 즐겁고 보람있는 시기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등교·수업·하학·복습·예습의 지루한 일상 생활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분방한 생활을 보낼 수 있는 이때야말로 어린이들은 규칙적인 생활과 자율적인 건강관 리를 익혀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물놀이를 위하여 냇가나 바다를 찾는 어린이들은 항상 부모들이나 보호자와 동반하여야 할 것이다. 모래나 자갈을 마구 퍼 가는 악덕 업자 때문에 강에는 마의 웅덩이가 많이 패어있으므로 수영을 하거나 멱을 감는 경우에는 반드시 지정된 장소에서 보호자의 감시 하에 행동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산과 들로 놀러 다니는 경우에도 폭우나 사태에 주의를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여름철의 변덕 날씨는 잘못하면 비가 내려 온몸이 비에 젖기 쉽고, 비에 젖으면 감기가 들고, 감기가 들면 만성병이 병 발할 염려가 있으니 외출시에는 일기 예보를 듣고 비 맞지 않도록 각별히 몸조심을 해야하는 것이다. 산이나 야외에서 노는 경우에도 직사광선을 피하도록 할 것이요, 수영 전에는 반드시 준비 체조를 해서 심장마비나 신체마비를 일으키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그 동안 몸에 약간의 이상이 있어도 휴식할 수 없이 학업에만 전념했던 몸을 돌봐, 여름방학에는 신체의 건강을 회복하여야 할 것이다. 학교의 검진을 받은 사람도 방학 초에 다시 건강 진단을 받아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방학 동안에 완치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방학동안에는 적당한 운동을 계속하여 심신의 건강을 회복하고 2학기 수업을 받는데 지장이 없도록 신체를 단련해야만할 것이다.
방학중 우리의 어린이들은 부모들과 함께 시골 친척들을 찾는 일도 있을 것이요, 중·고교생들은 집단으로 농촌 봉사 활동을 하게될 기회도 있을 것이다. 시골에 가는 도시 학생들은 서울이나 도시의 소란을 피해 전원 생활의 아름다움을 흠뻑 섭취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시골은 대도시에 비해 많은 점에 낙후되어 있으므로 결코 뽐내지 말고 사회 생활의 한 산 교과 과정으로 학습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수해 지구에 내려가는 어린이들은 이웃돕기에도 앞장서야 할 것이다.
서울과 시골간에 자매 결연을 한 각 학교 학생들은 1주일씩이라도 교환하여 서로 생활해 보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대도시 어린이들은 개별적으로 방학기간에 시골 어린이를 초청하여 말로만 듣던 문명의 이기들을 구경시키고 가르쳐주어야 할 것이요, 시골 어린이들은 서울 어린이들을 불러 시골 생활을 구경시켜 주고 시골의 어려운 점을 서로 걱정해야 할이다. 새로이 늘어나는 임간 학교 등에 가는 것도 좋고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한국의 지리와 풍습을 알기 위하여 단체 여행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금수강산의 아름다움을 몸소 겪어야만 산 공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즐거운 여름방학을 맞아 전국의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놀고 마음껏 취미 생활을 하여 한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모두가 건강한 육체와 건전한 정신으로 새학기 개학을 맞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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