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르포]몽고메리서 무차별 저격, 5명 피살

중앙일보

입력

몽고메리 카운티에서 조준저격으로 보이는 무차별 총기살인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 주민 5명이 숨지는 등 워싱턴 일대가 충격과 함께 공포에 휩싸였다. 카운티 경찰에 따르면 2일(수) 저녁부터 3일(목) 오전까지 애스펜힐, 실버스프링, 켄싱턴 등 카운티 일원에서 16시간 사이에 6건의 총기 발사사건이 발생, 5명의 주민이 숨졌다.

 희생자들은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거나, 집 앞 잔디를 깎는 등 일상적인 활동을 하다가 사고를 당했으며, 대부분 머리나 가슴 등 치명적인 부분에 총상을 입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

 경찰은 3일까지 각 사건의 동기나 결정적인 단서, 연관성을 찾아내지는 못했으나, 주민의 제보에 따라 흰색 화물트럭을 탄 괴한 2명을 용의자로 주목하고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 DC 및 메릴랜드 주경찰 등과 함께 범인 검거 및 추가 범죄 예방에 주력하고 있으며, FBI도 함께 수사에 나섰다. 

 사건 목격자들은 대부분 희생자가 피를 흘리고 쓰러질 때까지 특별한 총격조짐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일부는 누군가가 자살했다는 신고를 할 정도였다. 경찰은 3일 사건 발생시간이 오전 8∼10시 사이로 주민의 통행이 많은 시간이었지만, 사고 발생 직후 범인과 관련한 제보가 없는 점 등으로 미루어 능숙한 사격실력을 지닌 범인이 100야드 이상 떨어진 곳에서 저격용 라이플 등을 사용, 단 한 방에 희생자를 살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숨진 사람들은 ▲ 2일 저녁 6시4분 경찰서 맞은 편 휘튼의 한 식료품점 주차장에 있던 55세의 백인 남자 ▲오전 7시41분 화이트 플린트 지역에서 집앞 잔디를깎고 있던 히스패닉계 남자 ▲오전 8시12분 애스펜힐 모빌 주유소에서 기름을넣고 있던 흑인 택시기사 ▲8시37분 실버 스프링의 우체국앞에 벤치에 앉아있던 히스패닉계 여자 ▲9시58분 켄싱턴 셸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던 백인여자 등이다.

 이중 세번째 희생자가 발생한 애스펜힐 모빌 주유소는 한인이 운영하는 업소이며 애스펜힐 등 사건 발생지역은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기도 하다.

 무스 몽고메리카운티 경찰서장은 “주민의 왕래가 많은 시간대에 사고가 일어난 만큼 반드시 목격자가 있을 것”이라며 ”조금이라도 수상한 점이 있었다면 주저 없이 경찰에 알려달라”고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경찰은 범인 검거를 위해 현상금 5만 달러를 걸었으며 제보 전화는 240-777-2600로 하면 된다.

 시카고 방문 중에 급히 카운티로 돌아온 던컨 이그제큐티브는 “세번째 사건 소식을 듣고 카운티로 향했으며 공항에서 다시 4번째 희생자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며 “1년 동안 일어날 살인사건을 고작 16시간안에 겪었으며, 오늘은 카운티 전체에 너무나 비극적인 날(dark day)”이라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한편 사건이 나자 몽고메리 카운티는 물론 DC와 페어팩스 카운티의 초중등 학교들은 3일 오전부터 '코드블루' 경계상태에 들어가 학교의 모든 문을 잠그는 한편 모든 야외 행사를 취소하고 학생들을 교실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고있다.

애스펜힐=김근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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