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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와 함께 바른 해석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얼마전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었다. 자기도 자녀를 가진 몸으로서 남의 어린이를 살해했다. 부모에 대한 원한을 이런 식으로 물어본 것이다.
신문마다 크게 보도했다. 천인공노할 사건이라고 했다. 추잡한 어른들의 세계를 통탄하며 남에게 원한을 사지않도록 하자는 기사도 있었다.
그런데 어떤 일간지에서는 제법 눈에 띄는 곳에 「선진국」에 더 많은 「문화범죄」라는 표제를 내었다. 기사내용은 전설적이고 비판적인 것이었지만 표제가 주는 인상은 그 반대의 핵과를 내기 십상이었다.
개발도상국이라는 듣기좋은 말로 불려지기는 하지만 우리에게는 아직도 후진적인 면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우리는 분별없이 선진국을 부러워하고 이들의 행동을 모방하고 싶어한다. 선진국의 고뇌까지도 하나의 아름다운 꿈으로 보는 버릇이 생겼다.
문화라는 단어도 그렇다. 이것은 우리의 이상이요 목표이다. 그 밑에 범죄라는 두 자가 붙어도 우리는 우선 이끌려 본 후에야 아래글자에 시선을 들릴만큼 문학에 뒤떨어졌다는 의견이 강하게 박혀있다.
문화병이란 말을 자랑스럽게 쓰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해피·스모크」라는 것도 그렇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식으로 신문들은 떠들썩하게 보도했다. 물론 이것은 낙관만 할 수 없는 큰사건임에는 틈림없다.
그러나 따지고보면 수만명 학생중에 10명이나 2O여명의 철없는 젊은이들이 이런 것에 손을 댔다고해서 그렇게 떠들 것까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대마초에 대해서도 「습관주」이란 말을 잊지않고 덧붙여준 것은 고맙지만 호기심에 가득찬 청소년독자의 눈에는 습관성이란 석자보다는 「황홀성」에 들게한다는 선망에 일단 매력같은 것을 느낄기도 모른다.
미국이 선진국이고 문화국인지는 모르지만 요즘 그곳 젊은이들이 되어가는 모습은 정말 비참하다. 두달전엔가 「타임」지에 지집으로 실린 10대의 마예중청자들은 가슴이 메일 지경이었다.
덮어놓고 「미국문화」를 동경할 게 아니라 이런 것에 한번 손을 대면 결국은 자멸의 길에 돌아간다는 것을 신문기사는 정확하게 일러주어야할 것이다. 앞으로 마약에 손을 댈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젊은이에게 사전지식을 주고 독고를 할 필요가 있다.
신문의 목적은 단순한 보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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