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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 건강] '로봇 수술' 믿을 만하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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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 로봇을 이용해 인공관절 수술을 하고있는 모습.

로봇이 의사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까. 종래 의사의 보조 역할에 머물렀던 로봇이 실제 수술을 하는 집도의로 바뀌고 있다. 국내에선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이재원 교수팀이 로봇을 이용한 심장 수술 100례를 돌파했고, 이춘택 정형외과(경기도 수원)의 로봇 인공관절 수술도 1000례를 기록해 로봇 상용화 시대를 예고한다.

의료용 로봇 기능은 크게 네 가지. 집도의의 명령에 따라 수술 부위를 잡아주거나 수술 위치를 지정해주는 보조역할이 첫째다. 이 교수팀이 시술한 로봇 심장 수술이 이 범주에 속한다. 이 로봇의 정확한 명칭은 '로봇팔 내시경 시야확보 장치'. 내시경이 장착된 로봇팔이 움직이면서 수술 부위를 20배까지 확대해 보여준다. 정확한 수술 시야 확보로 절개 부위가 3분의 1로 줄었고, 수술 시간도 15%정도 단축됐다.

둘째는 수술 과정에 직접 참여해 의사의 집도 일부 또는 전체를 대신하는 것이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여기에 포함된다. 환자의 뼈 모양을 CT(전산화 단층촬영)로 찍어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하면 로봇이 직접 뼈를 절단한다. 장점은 기존 수술에 비해 정밀하고, 정확해졌다는 것. 1000례 인공관절 수술에 대한 환자의 만족도가 98%에 이르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표 참조>

이춘택 병원장은 "환자마다 관절의 크기, 틀어진 각도, 손상 부위가 다르다"며 "의사의 감각과 육안에 의존하는 수술에 비해 수술 합병증과 부작용이 현저히 줄었다"고 말했다.

셋째는 재활 로봇. 장애인이나 노인의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도우미 역할을 한다. 넷째는 의사의 교육용이다. 의사가 가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훈련을 하도록 도와준다. 로봇의 강점은 사람에 비해 오차가 극히 적고, 안정적이라는 것. 입력된 데이터를 계산해 정확하게 수술 부위를 찾아낸 뒤 손떨림 없이 수술을 한다. 반복적인 작업을 해도 능률이 떨어지지 않는 장점도 있다.

이 원장은 "3차원 영상자료가 사람의 눈을 대신하고, 무게 중심축에 따라 뼈를 정확하게 절단하는 로봇팔이 사람의 손을 대신하기 때문에 결과가 좋을 수밖에 없다"며 "인공관절 분야의 로봇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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