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지원 식량 바닥 드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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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일성이 통치했던 공산주의 국가 북한의 찬장은 말라가고 있다.
기획 - 긴장의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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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 기증의 감소로 유엔 산하 세계식량기구(WFP)는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을 중지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수백만 북한 주민들이 기아의 위험에 놓여 있다.

릭 코르시노 WFP 북한지부 대표는 금년 말까지 약 3백만 명에 대한 지원이 중단될 것이며 내년에는 추가로 1백50만 명에 대해 지원이 중단될 것이라고 베이징 기자회견에서 월요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그는 "우리는 가능한 계속해서 약자 가운데 가장 약한 이들로 여겨지는 사람들을 먹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장 약한 이들이란 바로 어린 아이들이다. 하지만 11월이나 12월이 되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지원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 의해 '악의 축'으로 명명된 고립되고 강경한 사회주의 노선의 북한은 인구 2천3백만의 국가로 지난 몇 년 동안 자연재해, 식량과 에너지의 만성적 부족 그리고 경제 정책의 실패로 심한 고통을 받아왔다.

로이터가 보도한 코르시노의 말에 따르면 이번 달에도 1백40만 명의 초·중등 학생과 빈곤한 성인이 세계식량기구의 배급 계획에서 제외됐다. 10월에는 취학 전 아이들도 배급 계획에서 제외돼 세계식량기구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의 수가 2백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코르시노는 보육원에 대한 지원도 11월이나 12월에 중단될 예정이어서 1백만 명의 어린아이들이 더이상 식량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독한 북한의 겨울이 시작됨에 따라 지원 중단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겨울을 나기 무척 어려울 것"이라며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 대부분이 고난을 통째로 참아내야 하는 비극이 일어나고 있다. 이들은 이미 궁지에 몰려 있다"고 덧붙였다.

코르시노는 주요 3개 지원국 가운데 2개국인 미국과 한국의 지원은 올해에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일본은 빈곤국인 북한에 어떠한 식량도 지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추가적 식량 지원을 위한 조건

특히 일본인을 북한의 스파이로 훈련시키기 위해 납북한 것을 포함, 양국간의 갈등에 대해 북한 정부가 취한 처리 방식으로 양국 관계가 손상되자 일본은 식량 지원을 보류했다.

일부 가격을 자유화하고 사설 식량 시장을 추가로 허용하는 등 최근 북한이 취하고 있는 경제 개혁은 추가적인 식량 생산을 고무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곡물이 심어진 이후에 앞서 언급한 개혁 조치들이 취해졌기 때문에 올 해 어떤 현실적 효과를 나타내기에는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원조 지원 확대는 북한이 세계식량기구를 포함한 구호 단체에 더 많은 자유를 허락하는 것의 여부에 달려 있다고 밝혀 왔다.

코르시노는 "우리는 지난 5-6년에 걸쳐 일관되게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 주민들에 식량을 지원해오는 등 꽤 중요한 발전이 줄어들거나 심지어 사라지게 되는 것을 심각히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만약 식량 지원이 약속된다고 하더라도 북한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개월이 소요된다고 덧붙였다.

BEIJING, China (CNN) / 박치현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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