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소속의원 외유 통제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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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신민당이 소집 요구한 임시국회는 19일 문을 열게 되었으나 공화당은 출석방침만 결정했을뿐 그 시기는 정하지 않았다.
임시국회 운영을 협의하기위해 여진만·정해영 양당총무는 18일아침 만나기로 시간과 장소까지 약속해 두었다가 여총무는 『당론조정이 안 끝났다』는 이유로 이 약속을 일방적으로 미루었다.
공화당 간부들 간에는 『주한미군감축문제를 국회가 논의하여 우리 국민의 반대여론을 미국이 알도록 해야한다』는 의견과 『떠들어 될 일이 아니니 신중하게 하자』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채 방향을 잡지 못한 것.
17일에도 윤치영당의장서리, 오치성사무총장, 김진만원내총무, 길재호무임소장관, 차지철외무위원장이 모여 이 문제를 논의한 끝에 『우선 당내에서 의견조정을 해보고 야당간부들과도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해보기로』만했다.
『이 심각한 문제로 해서 야당의 사과운운은 뒷전으로 밀렸다』고 당내분위기를 설명한 어느 간부는 국사가 정당화된다하더라도 여야간에 의견교환이 충분히 된 뒤라야 할것 이라고 했다.
국회가 개회되자면 재적의원의 3분의 1이상이 참석해야 하는데, 공화당이 이렇게 엉거주춤하기때문에 국회는 19일부터 며칠간 개점휴업이 불가피할 듯.
건강진단을 위해 세브란스병원(536호실)에 입원한 유진산 신민당 당수는 밀려드는 문병객들로 오히려 고역을 치르고있다.
유당수는 매일 2백여명의 당내외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데 17일 아침에는 병상에서 정해영원내총무등과 임시국회대책을 논의했고 이날 하오에는 문병간 김진만당총무와도 한동안 국회문제를 얘기했다. 이 자리에서 김총무는 안보문제에 관해 초당적협조를 요청했고 유당수는 그동안에도 협조하지 않았느냐고 받아 넘겼다는 것.
입원당시의 장질환도 치료되어 유당수는 종합진단이 끝날 19일에 퇴원할 예정인데 공화당쪽에서는 이효상국회의장 오치성사무총장등이 화분을 보냈다.
국회휴회를 이용해서 소속위원들이 다투어 외유계획을 세우자 공화당총무단은 소속위원에 대한 외유통제령을 내렸다.
17일 당사에서 열린 의원세미나에서 전휴상원내부총무는 언제 국회를 소집하게 될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의결정족수이상이 국내에 있어야 한다는 당고위층의 뜻에 따라 소속의원 1백12명중 90명을 남겨둔 22명 범위안에서 허가를 하겠다고 했다.
전부총무는 이미 20명이 출국 또는 출국허가를 받았다면서 출국한 의원이 돌아와야만 허가를 하겠다고 말해 외유의 부푼 꿈에 찬물을 끼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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