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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도 FAO총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세계식량농업기구(FAO)의 70년차 대회가 16일 헤이그에서 개막했다. 30일까지 15일간 계속될 이 회의에는 전세계 1백여 국가로부터 1천2백50명의 대표가 참석하고 있으며, 각 특별위원회별로 ⓛ식량공급 ②생활수준 및 식품질의 향상 ③농촌개발 ④통상형태 및 정책 ⑤민간부문지원 ⑥공공부문지원등 식량증산과 농업개발에 관련된 모든 문제를 광범하게 토의하게 될 것으로 전문되고있다.
오늘날 세계의 식량사정을 보면, 대체로 공업화에 성공한 주요선진국은 식량생산능력에 여유를 보여 잉여농산물처리에 고심하고 있는 반면 전체인구의 70% 가까이가 농민이면서 해마다 식량을 수입하는 이른바 후진국은 만성적인 식량부족문제때문에 고통을 받고있는 실정이다. 특히 FAO가 「제3세계」로 규정하고있는 후진성 식량부족 국가들은 매년 2·5%∼3%에 이르는 인구증가율 때문에 식량수요증가는 연율로 곡물 3·1%, 육류 5·6%에 이르고 있으나 식량공급증가율은 그에 미치지 못하여 현재의 식량수급 불균형이 그대로 지속된다면 85년도의 후진국 식량수입액은 지금의 10배인 4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FAO는 추계하고 있다.
이러한 후진성 식량부족국가들의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의해서는 특히 곡물생산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하겠다는 것이 세계식량개발계획기구의 공식 견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FAO가 제3세계로 분류하고있는 나라에 속하는 형편이라 하겠으며, 근자 식량수입이 매년 늘고있는 실정이어서 그 때문에 우리도 식량문제가 차차 국제수지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고 있다. 그 동안에는 미국의 잉여농산물 원조때문에 우리의 풍흉이 식량공급사정이나 국제수지에 미치는 압박은 그다지 크지 않았던 것이다.
외신이 전하는바에 따른다면 잉여농산물의 무상지원도 70회계년도를 고비로 종결될 것이라 하므로 이제부터는 사정이 근본적으르 달라졌다 하지 않을 수 없다. 69년의 경우, 우리의 식량수입규모는 2억5천만달러에 이르고 있는 것이며, 이는 수출실적 5억달러에 상응하는 것이므로 잉여농산물의 무상원조 종결과 더불어 우리로 하여금 상업정책상의 우선 순위를 수정하지않으면 안되게 하는 요인을 형성시키고 있다할 것이다.
물론 그동안에도 정부가 중농정책을 표방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결과적으로 그것이 실효성있게 집행되지 못해서 식량자급률이 떨어지고 있음을 볼 때 농정의 기본을 다시 철저하게 재검토해볼 여지는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중시해야할 사항은 농정의 기본방향이 명확해야 한다는 점이라 할 것이다. 그동안 기업농육성·상품생산농업육성·농업기계화·축산장려등 화려하고 다양한 농정이 제시되었으나 이 나라 농업의 주축이라 할 주곡농업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적절한 시책이 제시되지 못하여 농정이 갈피를 잡지 못했던 것이다.
또 농정은 기계적인 기본투입만으로 소기한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점을 너무나 도외시했음을 우리는 반성해야 할 것이다. 농민의 생산의욕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범백의 농업시책도 그 실효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또 농민의 의식수준에 부합되지않는 영농방식의 채택, 권유만으로 실효를 기대하기란 더군다나 힘든다는 것이다. 근자 장방형 이앙이나, 소주밀식방법등이 추진되고 있으나, 농민 일부측에서 이에 응하지않아 무리가 일고 있는 것도 그 한예라 할 것이다. 개량된 영농방법이 과학적으로나 실리면에서 우월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사전에 계몽하여 자발적인 욕구를 불러일으키게 할 농정이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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