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바둑] 무서운 팀 정관장, 묘한 팀 신안천일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한게임이 KB바둑리그 꼴찌 팀 포스코캠텍에 초반 2연승으로 앞서다 후반 3연패로 대 역전패를 당하자 한게임 주장 김지석 선수가 아쉬운 듯 대국장까지 들어와 나현 대 이동훈 대국의 복기에 참여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나현(포스코캠텍), 안형준(포스코캠텍), 김지석(한게임), 이동훈(한게임). [사진 바둑TV]

반환점을 돌아 후반기에 접어든 2013 KB바둑리그에서 정관장은 가장 무서운 팀으로 꼽힌다. 최근 3연승이고 지난번 Kixx와의 대결에선 5대0 완봉승을 거두며 2위에까지 올라섰다. 한국랭킹 1위 박정환(6승1패)이 안정적이고 4지명으로 뽑은 한웅규(6승2패)가 보물 같은 존재다. 그 뒤를 홍성지(5승3패)와 안성준(4승3패)이 떠받치며 정관장은 점차 무적의 포스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정관장의 기세가 1위 신안천일염마저 삼키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그러나 신안은 묘한 팀이다. 승리 보증서였던 1지명 이세돌이 3승4패로 부진하고 2지명인 강유택마저 2승6패인데도 여전히 1위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3지명으로 뽑은 김정현(7승1패)과 4지명 온소진(6승2패)이 상상을 절하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신안은 전반기 때 정관장을 3대2로 격파하기도 했다. 하나 신안은 이세돌과 강유택이 살아나지 않는 한 정상을 차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정관장의 김영삼 감독은 “우리는 신안보다는 오히려 티브로드를 경계하고 있다”고 속마음의 일단을 내비친다.

 신안은 개인승수의 합이 22승에 불과하다. 정관장(26.5승), 티브로드(24승)보다 적고 4위인 한게임과 같다. 그런데도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은 거의 매번 3대2로 이겼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운이 좋았지만 그 운이 끝까지 가기는 힘들 것이란 얘기다. 티브로드는 스타가 없다. 그러나 1지명 조한승(5승3패), 2지명 이지현(5승3패), 3지명 안국현(4승2패), 4지명 김세동(5승3패) 등이 고른 활약을 하며 매우 안정적인 전력을 보이고 있고 최근 2부리그에서 올라온 류수항(3승1패)이 고비마다 선전하며 팀은 더욱 두터워졌다. 티브로드는 지난주 넷마블과의 경기에서 주장 조한승이 이창호에게 패배했으나 류수항이 박영훈을 격파하며 3대2 승리를 지켜냈다.

 정관장은 이번 주 24, 25일 한게임과 맞선다. 지난해 우승팀인 한게임은 한동안 1위까지 올랐다가 지난주 꼴찌 팀 포스코캠텍의 투혼에 기막힌 역전패를 당하며 4위로 곤두박질쳤다. 초반 2연승으로 앞서다가 2대2로 쫓기더니 마지막 판에 이동훈이 나현에게 져 승리를 내준 것이다.

 2013 KB리그를 전망하면 신안, 정관장, 티브로드 3팀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나머지 한 팀은 한게임과 넷마블 중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번 주 정관장과 한게임의 대결은 1위를 노리는 정관장보다 한게임 쪽이 더욱 절박하다고 볼 수 있다.

 팀 대결과 함께 랭킹 1위 박정환과 랭킹 2위 김지석의 만남도 관심거리다. 두 기사는 장고대국인 4국에서 맞붙었는데 김지석은 8연승을 기록 중인 바둑리그 유일의 무패 기사다. 한데 김지석은 박정환과의 상대 전적에서 3승10패로 크게 밀리고 있다. 말하지만 천적을 만난 것인데 김지석이 천적을 극복하며 연승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도 재미있는 볼거리다.

박치문 전문기자

▶ [바둑] 기사 더 보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