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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은 부업을 원한다|「아르바이트」의 실태와 문제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대학생도 생활을 영위하는 인간집단이란 사실이 대학행정에서 외면당하고 있다. 이는 겉으로만 조용하면 모든것이 끝난 것으로 아는 요즘의 대학에서 더욱 현저히 나타난다. 돈을 벌기 위해 대리시험을 불사하고 심지어는 여대생이 돈을찾아 학생신분으로서는 갖기 어려운 부직아닌 부직을 갖는다고 냉소만 하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
물론 생활은 개인 각자가 책임질 문제라면 탓할 누구도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59%의 남학생과 52%의 여학생이 과외활동을 위해 쓸돈을 구해야겠다 (서울대 이형덕교수 조사)는 것이 요즘 대학생들의 사고방식이다.
서울대의 경우 4학년의 47%가 학비조달을 위해 부직을 가지려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학이 학생처 산하에 직업보도위원회를 두고 있으나 전교생의 어느정도가 부직을 원하는지, 그들이 원하는 직종이 무엇인지 전혀 그 실태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에서 이번학기에 들어 5백60명이 구직등록을 하여 3백명이, 고대의 경우 2백명이 신청하여 40명이 취업하는 정도이다.
이런 미온적인 대학자체의 부직알선활동에 비해 일간신문 광고난에는 매일같이 가정교사를 원하는 대학생들의 구직광고로 가득찬다. 학교에서의 소극적이고 고답적인 알선에 만족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자신의 생활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인과 부딪친다. 그러면서도 학생들은 대학안의 직업보도소에 의뢰하기를 꺼린다. 그만큼 학생들의 요구에 둔감하며 담당자들이 때로는 정실에 따라 추천순위 등을 바꾸기도 한다는것이다.
서울대의 부직 희망등록「카드」에는 다음과 같은 희망직업이 있다. 즉 가정교사, 번역, 도안, 삽화, 제도, 예능과 개인지도, 필경, 외국어개인지도, 「타이핑」, 사무, 원고정리, 교정, 기타…. 이번 학기에 취업한 3백명 가운데 2백86명이 가정교사임을 볼때 학생부직의 대부부을「가정교사」가 차지함을 알수 있다.
25일자 서울대의 「대학신문」은 사설에서 이런 대학생의 비참한 실태에 언급하여 『한국대학생의 불우한 환경은 외국을 다녀온 사람이면 누구나 가슴아프게 느끼는 일이다. 과중한학자금, 사회적 혜택의 전무, 스스로에 강요하는 「아르바이트」 등 이들은 지나친 부담 속에서 허덕이고 있다』고했다.
이런 논의는 여자대학에서는 진지하게 벌어지고 있다.
19일자「숙대신보」는 『「아르바이트」와 대학생활』이란 사설에서 『남자대학생과는 달리 여자대학생은 비지성적·수단과 방법을 통하여 여대생 생활을 위장하려는 과시적 사고나 행동을 경계해야 한다. 대학졸업이란 사실을 얻기 위해 여대생의 방파제를 오손시키거나 결과적으로 스스로를 침해당하는 비노동적 차원에서나 대학지성과 도저히 연결될수 없는 불미로운 일은 대학생의 「아르바이트」로 간추될수 없다』고 여대생 「아르바이트」의 한계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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