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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무방비지대 9개 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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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여름철 각종전염병 발생시기가 다가왔다. 5월 들어 서울에서는 의사 장티푸스 환자가 벌써 20여명이나 발생했으며 오랜 가뭄으로 식수난에 허덕여 장티푸스 등 음식물이나 식수로 인한 각종 전염병이 시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서울시는 하절기 특수 방역대책으로 작년순수방역 예산보다 4천만원이 많은 1억원을 책정, 지난 20일부터 방역작업에 나섰으며 특히 장티푸스 예방을 위해 변두리 우물과 펌프시설에 집중투약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변두리 2백18개 소 전염병취약지구의 소독작업은 전시효과에 그치고 있는 실정, 방역 소독차들은 실제로 더러운 골목에는 들어오지도 않고 간선도로에만 소독을 하며 다니고 있다.
3천5백59개의 시내 공동우물의 관리도 여자보건요원을 책임제로 배치, 관리토록 하겠다고 계획을 세웠으나 이날 현재 실행이 잘 안되고 있다.
방역소독차를 구경한번 못했다는 성북구 번동, 영등포구 금당동20통 일대 등 방역작업에서 소외된 방역 제로 지대를 9개 구청별로 퍼트롤 해본다.

<종로구>생석회·연막소독뿐
명륜동3가9∼15통, 사직동 터널 위, 청운동6∼15통, 동숭동아파트지역, 충신동12통, 낙원동4통4반 일대가 종로구의 전염병 발생 우려지역.
종로구 보건소는 이곳에 살고있는 4천5백여명의 주민들에게 집중적인 방역작업을 펴고 있으나 연막소독과 생석회 소독 등이 고작.
그나마 와룡동1번지로 불리는 명륜동3가 일대는 고지대로 차량이 제대로 다닐 수 없어 주2회 실시하는 연막소독도 2천여 주민의 절반밖에 혜택을 못 입고 마을뒤쪽에 있는 쓰레기하치장 부근은 불결하기 짝이 없다.

<중구>지저분한 숭남동
서울역 맞은편에 자리잡은 숭남동6∼11통 일대-. 창녀들이 들끓고 골목이 너무나 지저분해 취약지역으로 정해 방역을 서두르고 있으나 눈가림 식의 방역작업.
6통에서 만화가게를 열고있는 김문수씨 (28)는 『큰길에는 연막소독차가 1주에 한번정도 오고 있으나 막상 더러운 골목 안은 들어오지 않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실시한 예방접종도 지난달 말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우두접종밖에 없었다고 한다.
필동3가14통의 판잣집, 주교동3통, 도동3·11통, 그리고 청계천을 끼고 있는 을지로 6,7가도 전염병발생 우려지로 손꼽히고 있으나 주1회 실시하는 분무소독·생석회 소독 외에는 방역작업이 없는 형편.

<동대문구>예방접종도 못해
지난해 콜레라와 장티푸스가 발생한 답십리 1동 일대 주민들은 여름철이 닥쳐온 지금 까지 장티푸스 예방접종을 한사람도 하지 못해 불안한 표정들이다.
동대문구에는 숭인동7통, 용두1동14통, 용두2동20통, 면목동의 화전민 정착지 등 13개 곳이 취약지구.
용두 l동14통 주민들은 보건소의 소독수들이 다니기 좋은 곳만 골라 소독하고 있다면서 더러운 뒷골목 하수도 등에도 좀더 철저한 소독을 바라고 있다.

<성동구>지게로 쓰레기운반
옥수동 1, 9통은 청소차가 다닐 수 없어 쓰레기 하치장을 두고 지게로 실어다 나르기 때문에 쓰레기악취가 온 마을을 덮고 있다.
매주 금요일마다 보건소에서 실시하는 분무소독도 이곳에서는 거의 안되고 있다.

<성북구>철거민 대책 없고
정릉 3동, 삼양1동·2동, 동소문동, 도봉동, 월곡동, 창동 등이 취약지구로 나타나 있으나 방역이 엉망.
성북구 번동 북부경찰서 뒤에 자리잡고 있는 종암동, 월곡동 철거민 2백43가구는 지난해 5월 이곳에 이주해온 이후 한 번도 예방접종을 맞아보지 못했다고 했다. 지난 달 말 성북구보건소는 철거민 촌에는 연락도 않고 이웃주택가에 나와 홍역 예방주사를 놔주다 철거민들에게 알려져 한때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대문구>소류지에는 썩은 물
수색동5∼11통, 북가좌동20통·연희1동10통, 홍은1·2동, 성산동 등이 전염병발생 우려지역.
이중에도 가장 불결한 지역은 북가좌동 20통 일대-.
7백 여가구가 썩은 물이 괴어있는 소류지 주위 판잣집에 살고 있는 이곳은 지난해 서대문구에서 난 각종 전염병환자 2백 여명의 약30%가 생긴 곳.
올 들어 한번도 예방접종을 못 맞고 있다가 지난21일 순회 진료반에 의해 겨우 우두와 장티푸스 예방접종을 받았다.

<마포구>집중방역을 해야
동교동하천가 망원동 25·27통, 서강동 6통 등이 전염병 발생 우려지역.
침수지역이 많은 서강동 일대는 장마철을 앞두고 집중방역이 되어야하는데 실제로는 잘 안되고 있다.
보건소 측은 매일상오 이 지역에 연막소독, 생석회 등으로 하천의 살충소독을 계획하고 있다. 장티푸스 예방접종도 14만5천명 대상의 약40%를 마쳤다.

<용산구>약품배정 늦어져
한남동 26통, 보광동 침수지대, 서빙고동, 용산동(해방촌), 산청 아파트 지역 등을 전염병발생 우려지역으로 잡고 월4회 중점방역작업을 하고 있으나 83개의 우물소독, 연막소독 밖에 안하고 있다.
14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장티푸스 예방접종도 약품이 늦게 나왔다고 겨우 30%밖에 못했고 취약지구의 개별적인 접종을 않고 있다.

<영등포구>우물소독 겨우50%
봉천동, 사당동, 고척동, 구로1·2동, 시흥동등 전염병발생 우려지역이 18개 소나 되고 있다.
대부분 수도가 들어오지 않고 1천1백84개의 공동우물을 먹고 있어 가장 문제가 많은 지역.
구민 1백만명의 약30%가 전염병발생 우려지구에 살고있으나 보건소 소독수가 3명밖에 안돼 주1회씩 실시하는 소독은 대상지역의 절반도 못하는 실정.
지난19일 4명의 장티푸스 환자가 발생한 사당동19통의 경우 올 들어 한번도 소독을 한일이 없고 19통으로 올라가는 15통 입구에만 올 들어 한 번 연막소독을 한 것 밖에 없다는 주민들의 말.
15∼20통 사이 길은 청소차가 들어오지 않아 쓰레기가 길가 공지를 메우고 있는 형편이다. <현봉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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