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석 의자는 와우아파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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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공화당은 당 간부회의와 의원총회에서 이효상 국회의장을 넘어뜨린 신민당의 송원영 의원을 제명하기로는 했지만 문제가 많아 고민 중.
봉변사건직후「뉴서울·호텔」에서 열린 당무위원­원내총무단­국회 상임위원장 연석회의는 흥분된 분위기에서 모두 강경론을 펴「제명처분」으로 의견을 모았고 이종근 농림위원장 같은 이는「국회 해산론」까지 들고 나왔다고.
그러나 몇몇 당 간부는 송 의원을 제명할 경우, 이 의장의 거취가 곤란해지고 제명에 필요한 국회재적의원 3분의2찬성표도 힘들지 않겠느냐고 했고 어느 당 간부는『의장석 의자가 와우「아파트」같이 잘 넘어지는 의자가 아니냐』고 동정론을 펴기도.
한편 14일 상오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도 모두 분개한 어조로 강경한 조치를 촉구했는데 옛 민주당에서 송 의원의 동지였던 김재순 의원등이『징계조치를 취하기전에 공개사과를 권고해 보고 안 하면 제명하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내놓아『제명하기로 해놓고 야당의 조치를 기다려 15일에 재론』키로 했다.
신민당은 송 의원행동이 결과적으로 지나쳤다 면서도 제명까지 들고 나오자 오히려 경화된 느낌.
14일 원내 대책위는 공개사과도 않기로 하고 다만 이 때문에 대 정부질문이 중단될까봐 다소 걱정들을 했다고. 회의가 끝난 뒤 박병배 의원은『송 의원행동은 결과적으로 유 당수 연설을 무색하게 했고 지나친 감도 없지 않지만!』이라고 했고 이중재 의원은『공개사과라면 몰라도 제명이라니 공화당은 다시 국회부재 상태를 만들려는 술책 같다』고 역습.
당사자인 송 의원은『제명하라고 해. 9·14사태에 대한 나의 항의는 변함이 없다』했고 지금은 원외인 이철승씨도『4대 국회의 사사오입 개헌파동 때 개헌안을 가결로 번복해서, 선포하던 당시의 최순주 부의장을 내가 멱살을 잡아 끌어내린 일도 있었다』면서『송 의원 행동도 우발적인 것 아니냐』고.
국회는 이 사태로 공전위기.
의원총회가 끝난 뒤 공화당 의원들은 송 의원이 있는 한 본회의장엔 못 들어 온다해서 모두 상임위에 가서 잡담을 하고 있고….
신민당소속 의원들은 한 사람씩 본회의장에 들어왔다가 텅 빈 걸 보자 총총히 총무실로 들어가 모여 앉았다.
이 틈새에서 여-야는 이효상 의장의 단장 봉변사건의 실마리가 된「의장석 발언」의 합법성 여부를 싸고 입씨름.
14일 공화당과 국회 의장실에서는『이 의장은 신상에 관한 해명이 아니고 국회운영에 관한 사회자로서의 발언을 하려했던 것』이라고 해명. 그러나 신민당 김수한 대변인은『이 의장은 9·14사태에 대한 해명 발언을 하려한 것이므로 이는 토론할 때는 의장석을 물러나야 한다는 국회법위반』이라는 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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