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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는 하나인데 보수·진보 왜 다른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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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부영그룹 이중근(72·사진) 회장이 출판사 ‘우정(宇庭)문고’를 설립하고 첫 책으로 『6·25전쟁 1129일』을 펴냈다. 이 회장 본인이 편저한 1052쪽 분량의 6·25전쟁 연구 자료집이다. 평생 주택건설에 매진해온 이 회장의 색다른 도전이자 ‘인생 이모작’이다. 부영은 재계 순위 19위(민간 부문)의 임대주택 전문 기업이다. 우정은 이 회장의 아호.

 16일 서울 서소문동 부영그룹 강당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그는 “6·25전쟁에 대한 사실은 하나인데 왜 보수와 진보의 의견이 다른지 모르겠다. 전쟁의 현실과 현재를 사는 사람 사이에 의사소통이 안 된다”며 “역사가 사실대로 전달되고 국론이 사실에 의해 통일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책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집필에만 2년 3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영문판도 만들어 6·25 참전국 등에 보낼 계획이다.

 책은 1950년 6월 25일 전쟁 발발부터 53년 7월 27일 정전협정까지 1129일간 벌어진 사건을 일지 형식으로 정리했다. 1129일간 매일매일의 날씨·전황·국내외 정세 등을 입체적으로 비교해 볼 수 있게 했다. 냉전이 끝난 후 공개된 옛 소련과 중국의 자료도 두루 포함시켰다. 미국과 중국에서 구입한 미공개 사진 245장도 실렸다.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10대 때 6·25를 겪은 이 회장은 “38선이 타의에 의해 정해진 ‘고정선’이라면, 휴전선은 ‘유동선’”이라며 “남북한이 상호 신뢰 위에서 공동의 경제 부흥과 평화로운 통일을 준비한다면 휴전선이 통일 촉매제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남정옥 책임연구원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6·25전쟁의 흐름을 정치·외교·경제·사회·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정리한 첫 책”이라며 “6·25전쟁 연구의 새로운 가이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주거문화사』와 『임대주택정책론』(개정판) 등 다른 두 저서도 이날 새로 낸 이 회장은 “사회공헌 활동을 좀 더 체계적으로 추진할 기회를 찾던 중 출판사를 차리게 됐다. 실력있는 필자를 발굴, 인문학 분야에 꼭 필요한 책들을 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배영대, 사진=구윤성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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