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봤습니다] LG전자 G2, 팬택 베가 LTE-A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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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요즘 스마트폰은 ‘뒤에서’ 진화 중이다. 더 이상 눈에 확 띌 만한 디자인 혁신이 어렵다고 판단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혁신의 처녀지였던 휴대전화의 뒷면을 노린 것이다. 뒤쪽에 새 버튼을 달고 ‘후면 검지 전쟁’ 시대를 연 LG전자 ‘G2’와 팬택 ‘베가 LTE-A’를 닷새간 사용해 봤다.

 ◆뒷면 전원 버튼 G2=‘놓칠 걱정 없이 한 손에 착.’ LG G2를 처음 받아들었을 때 느낌이다. 손이 작은 기자가 한 손으로 쥐어도 전체적으로 안정감 있게 손바닥에 밀착됐다. 옆면의 버튼을 모조리 없앤 뒤 자연스럽게 후면으로 이어지도록 테두리를 둥글린 덕이다. 30분 넘게 같은 자세로 쥐고 있어도 손이 저리거나 모서리와 닿은 부분이 빨갛게 되지 않았다. 착 감기는 디자인 덕에 후면으로 옮긴 전원과 볼륨 버튼을 누르기도 편했다. 전원 버튼이 6㎜가량 솟아 올라온 덕에 보지 않고 더듬기만 해도 자연스럽게 누를 수 있다. 다만 전원 아래 위치한 볼륨 버튼을 누르려면 검지손가락을 권총 방아쇠를 당기는 것처럼 구부려야 해 다소 불편했다.

 전원을 켤 때마다 스마트폰을 뒤집어야 하는 불편함은 화면을 톡톡 두들기기만 하면 켜지는 ‘노크온’ 기능으로 해결했다. 게시글 전체를 캡처해 주는 ‘캡처 올’ 기능 역시 블로그 포스트 등을 자주 보는 사용자가 환영할 만한 기능이다. 쓰던 앱을 순서대로 보여주는 ‘태스크 슬라이더’는 생각보다 덜 실용적이었다. 세 손가락으로 화면을 밀고 당기려면 팔이나 손목을 바깥쪽으로 틀어야 하는데, 이 동작이 영 어색하다 보니 자주 쓰지 않게 된다.

 화면은 시원시원하다. 베젤(화면 주변 테두리) 폭이 2㎜대라 5.2인치 화면인데도 5인치 후반의 화면처럼 보일 정도다. 디지털 카메라처럼 여러 피사체의 초점을 한번에 잡아주는 카메라도 인상적이다. 손떨림 방지(OIS) 기능을 탑재했는데, 일부러 손을 떨면서 사진을 찍어도 5장 중 3장은 초점이 잘 맞았다.

 ◆후면 지문 인식 베가 LTE-A=이 스마트폰엔 사용자의 무수한 정보가 담긴 스마트폰의 보안을 좀 더 근본적으로 지키려는 고민이 담겼다. 미리 등록한 지문을 입력해야만 특정 앱을 열 수 있도록 고안했다. 잠금 패턴을 다르게 입력하도록 한 G2의 ‘게스트 모드’보다 더 안심하고 스마트폰을 빌려줄 수 있다.

 문제는 지문을 굉장히 신경 써서 입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뒷면을 보고 힘을 주어 터치 존에 검지를 스캔하면 100% 인식이 됐지만, 그냥 앞면을 보면서 스캔하면 10번 중 3번은 인식에 실패했다. 두 번 세 번 손가락을 문지르기 싫은 사용자들은 미리 설정한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잠금이 풀린다. V터치모드를 설정하면 지문 인식 터치 존을 통해 앱을 이동시키는 등 다양한 조작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화면을 보고 터치하는 게 가장 직관적이고 정확한지라 잘 사용하지 않게 된다. 다만 이 모드에서 사진을 찍으면 ‘셀카’를 찍을 때 매우 편리했다.

 5.6인치 풀HD 화면 덕에 동영상을 볼 때도 태블릿PC 못지않게 몰입이 잘됐다. 스마트폰을 기대놓고 조금 멀찍이 떨어져 감상해도 화면과 자막이 또렷하게 보인다. 묵직한 무게(178g)는 단점이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한 손으로 15분쯤 들고 있어 보니 손목이 저렸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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