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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계획 막는 남아선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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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알맞게 낳아 훌륭히 기르자』는 구호밑에 가족계획정책이 실시된 지 10년째. 가족계획에 대한 필요성과 구체적인 방법등의 계몽으로 인구성장률은 다소 낮아지고 있다. 그러나 가족계획에 대한 계몽과는 달리「아들」을 원하는 전통적인 관념이 인구성장을 억제하려는 정책과는 반대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2일 상오 10시 서울대문리대 시청각교실에서 열린 한국사회학회 70년도 춘계대회에서 윤종주교수(서울여대·사회학)는『우리나라 남아선호경향이 가족계획과 인구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논문을 발표, 이와 같은 결과를 입증하고 있다.
각 가정의 희망자녀수는 지난 몇년간 조금씩 줄고 있어 68년 통계에 의하면 전국 평균 3·8명이다.
이 가운데 남아를 원하는 비율이 높아 2·5명, 여아는 1·3명으로 나타났다. 즉 희망자녀수를 성별로 나누었을 때 남아가 여아보다 1·2명이 많아 남아에 대한 뚜렷한 선택적 태도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들을 딸보다 더 원하는 전통적인 고정관념은 가족계획실시와 깊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자녀수가 많은 부인일수록 그후에는 가족계획을 철저하게 실시하고 있으며, 자녀가운데 남녀의 성별분포에 따라 가족계획실시율은 큰 차이를 갖고 있다. 서울의 경우 남아만 3명가진 부인의 약 70%가 가족계획을 실시하는 반면 여아만 3명가진 가정은 20%만이 가족계획을 실시하며 나머지는 남아의 출산을 기대하고 있다.
본래 인구증가에 있어 출생시 성비는 인종과 지역에 관계없이 여아 1백명에 남아 1백6명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평균 희망남아수인 2·5명을 낳으려면 2·4명의 여아를 낳을 확률이 따르게 되어 희망여아수보다 l·1명이 더 출생하여 인구가 증가된다. 그리고 확실한 통계조사는 없지만 결과적으로 여아가 남아보다 더 많은 숫자로 늘어날 확률이 높다.
많은 가정이 2남l녀를 원하지만 38%만이 2남l녀를 갖게될 뿐 나머지는 원하는 대로 자녀를 구성할 수 없다.
윤교수의 통계에 의하면 80년대 인구성장률을 1·2%로 낮추려면 희망남아수가 1·7명으로 줄어야만 한다. 남아에 대한 전통적인 선택경향 때문에 인구성장을 억제할 수 없으므로 현재까지의 의술중심의 가족계획사업이 부부의 출산태도를 변경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이 윤교수가 제시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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