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독지」가 풀어준 꿈의 책·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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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백령도=김석년기자】텅빈 교실에서 가마니를 깔고 공부해 오던 백령도 어린이들이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독지가의 온정으로 책상과 걸상을 갖게 되었다. 북한을 멀리 마주보고 있는 우리나라 최북단의 낙도백령도 신우학원의 80여어린이들은 지난24일 하오 공군수송기편으로 수송된 책·걸상 1백조를 받아 처음으로 자기 책·걸상에서 공부했다.
이곳에 주둔한 공군 제○○○부대(부대장 고병수중령)장병들이 가난때문에 중학교 진학을못하고 있는 섬어린이들을 위해 세운 신우학원은 재정형편이 어려워 책·걸상없이 공부를 해왔다.
지난달 10일 제3회 졸업식때는『저희들은 책상을 가져보지 못하고 졸업을 하지만 아우들은 책상에 앉아 공부 할수 있게 해주셔요』라고 울먹이는 졸업생 대표 박초란양을 잡고 공군장병·학부모·학생들이 모두 눈물을 적셨다.
이같은 내용이 3윌25일자 중앙일보 경기면에 실리자 이름을 밝히지 않는 한 독지가가 현금 20만원을 중앙일보에 보내왔다.
중앙일보는 이 갸륵한 독지가의 뜻에 따라 서울에서 책·걸상 1백조를 마추었고, 공군에서는 이 책·걸상의 수송을 맡았다.
책·걸상이 도착하는 날 백령도 해안비행장에 기다리고 있던 어린이들은 비행기가 도착하자 환성을 터뜨리며 오색고무풍선을 하늘높이 띄워 올렸다.
1학년 김정옥양(14)은『꿈만같다』,『우리에게 책상을 선물한 그분이 누구인지 알았으면 좋겠다』면서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책·걸상을 주문 맡아 만든 서울 서대문구 대신동 세화기업사(대표 조영원)는 백령도를 지키는 해병초소에 시계가 없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탁상시계 20개를 사서 보내주었고 중앙일보사도「윌간중앙」2백권을 공군과 해병대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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