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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회」두 총무 서로 말 달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정일권 국무총리와 최규하 외무장관이 초청한 외관들이 요즘 이틀에 한 명 꼴로 서울에 오고 있어 외무부는 이들의 접대에 손이 모자라는 형편이다.
4월에 들어서 「맬다이브」·「파나마」·「베네수엘라」의 주 유엔 대사와 「벨기에」통상상·「멕시코」전 대통령·전 월남수상이 내한했고 「엘살바도르」·서독 외상도 곧 온다.
작년 유엔에서 한국지원도가 낮았던 중남미지역 국가를 주 대상으로 삼은 이번 초청외교는 마침 일본에서 열리고 있는 만박도 있고 해서 비교적 수월하게 추진되고 있는데.
『요즘의 외무부는 마치 외빈접대가 하는 일의 전부인 것 같다』는 것은 어느 외무부 직원의 얘기.
신민당이 여야협상 포기를 선언한 뒤 두 당 원내총무들의 움직임은 더욱 아리숭해졌다.
두 총무는 23일 시내 모처에서 만났으며, 김진만 총무는 이를 시인하고 있는데 정해영 신민당 총무는 『만난 일이 없다』고 알리바이까지 대면서 『왜 나를 물고 들어가는 물 귀신작전을 쓰는지 모르겠다』고.
청와대에서 정부-여당 연석회의가 열리고 있는 동안에 정 총무를 만났다는 김 공화당 총무는 『신민당이 활보를 해서 들어오는, 기습등원을 하든 간에 혼자 들어오면 실리가 없을 것』이라고 일러두었다는 것이며 25일께 또 만나겠다고 밀회를 예고하기까지.
발기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신당 사람들은 『한 정당소속인 이 타당의 창당발기인이 될 수 있느냐』는 질의를 중앙선관위에 냈었다. 장준하·박재우 의원이 신민당 당적을 가진 채 신당 운동에 나서고 있기 때문….
이질의 대한 선관위 측의 견해는 『창당발기에 필요한 30인의 법정발기인으로는 될 수 없으나 이동발기인이 법정수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무방하다』는 것이어서 두 의원을 발기인에 포함시키기로 했다는 것.
그러나 정당법은 이중 당적을 가질 수 없게 규정했기 때문에 신민당소속의원은 신당의 발기인까지 될 수 있는 것이며 제명되거나 탈당하지 않는 한 당원이 될 수 없다. 신당 사람들은 발기주비위 구성을 앞두고 재야원로들을 찾아 신당발기의 취지를 설명하면서 그들의 이해를 촉구하고 있는데 23일 유진우 박사는 그를 방문한 장준하 의원에게 『이제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더라도 더 정치할 생각은 없다』고 말하더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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