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리브 "지속적인 훈련으로 회복할 수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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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리브와 그의 아내 다나.
7년 전, 치명적인 낙마상으로 몸이 마비됐던 영화배우 크리스토퍼 리브가 집중적인 신체 치료 덕분에 손목과 손가락, 두 발을 움직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슈퍼맨'을 연기했던 리브는 CNN의 '래리 킹 라이브'에 출연, "운동이 마비된 신경을 되살리고 움직일 수 있게 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리브는 1995년 타고 있던 말이 가로 장애물에서 갑작스럽게 멈추는 바람에 낙마했고, 머리부터 떨어져 척추 골절을 당했다. 이로 인해 그는 목 아래 부분이 마비됐고 호흡기 없이는 숨도 쉴 수 없는 상태가 됐다.

그는 "첫 번째 척추골이 지나치게 파괴돼 머리가 몸통 부분에 연결되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그는 척추를 고정시키는 수술을 받아 다시금 머리 부분을 척추에 연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다시 움직일 수 있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었다며 "이용할 수 있는 신경 섬유가 많이 남아있던 데다 운동을 통해 많은 신경 섬유가 되살아났다"고 말했다.

리브의 노력은 2년 전 결실을 보았다.

리브의 아내인 다나는 "집에서 남편과 대화를 하고 있을 때였다. 남편이 뭔가를 말할 때마다 손이나 손가락을 이용한 제스처가 하나씩 나타났고 우리 둘은 이를 알아차렸다. 그러더니 남편은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아'라고 말했고 정말 그랬다. 그는 입으로 손가락에 명령을 내렸고, 실제로 움직였다"고 전했다.

그 이후 느리지만 점진적으로 차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는 오른쪽 손목과 왼쪽 손가락들을 움직일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지금은 전신을 통해 미약하나마 감촉을 느낄 수도 있다. 또한 수영장 안에서 팔 다리를 움직이거나 침대에 누울 수도 있게 됐으며 호흡기 없이도 90분 가량 숨을 쉴 수 있게 됐다.

리브는 "전에는 물 밖에 나온 고기처럼 헐떡이곤 했다. 그렇지만 지금은 대단히 평온하게 앉아 내 힘으로 숨을 쉴 수 있다. 그 느낌은 정말 신기하다"고 말했다.

올해 49세인 리브는 얼마나 더 움직일 수 있게 될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아직은 모르지만 곧 알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는 운동을 계속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리브는 자신의 차도가 다른 환자들의 치료에도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특권을 받았다. 내게는 의료진도, 장비도 있었다. 그러나 내가 진심으로 희망하는 것은 나처럼 다른 환자들도 움직일 수 있게 되도록 보험사가 이들에게 장비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라며 "마비 환자는 굳이 입원해 있을 필요가 없다. 나는 집에서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지금처럼 움직일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치료에 대해 투자를 하면 보험사들이 장기 치료에 따르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 같은 사람은 퇴원할 것이고, 크지 않은 부상을 당한 사람들은 곧 휠체어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브의 아내는 엄격한 재활훈련을 따르면 다른 이들도 치유될 수 있다는 의견에 동의하면서 "남편은 진짜 슈퍼맨이 아니며, 실제로 마법의 물약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남편은 재활의지가 컸고 열심히 운동을 했으며, 주변 사람들이 그를 독려했다"고 덧붙였다.

리브는 사고 이후 처음 몇 달간은 의자에 앉아있을 수 있는 시간이 6시간이었는데 현재는 16시간을 줄곧 앉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더 이상 욕창에 걸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 한밤중 뒤집어 뉘어지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리브는 무게 지탱 훈련과 칼슘을 섭취한 것, 휠체어에 앉아 지내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심각한 골다공증과 뼈 연화 등을 막는 약물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서른 살 무렵부터 심각한 골다공증을 앓아왔다"고 밝혔다.

이 같은 얘기를 하면서 그는 우울한 날이면 재활훈련을 좀 더 한다든지 가족에게 관심을 쏟는다고 덧붙였다. "자기 자신에게서 관심을 떼는 게 최선"이라는 것이다.

리브는 딸이 자신의 사고 이후 말을 타려고 하지 않자 딸에게 헬멧을 쓰거나 능력 이상으로 달리지 않는 등 적절한 주의만 기울인다면 말 타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며 "그만두지 말고 계속해. 넌 말 타는 걸 좋아하잖니"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현재 리브의 딸은 예일대 폴로팀에 있다. 그는 "사람들에게 하고싶은 걸 하게 해야한다"며 "다만 안전하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LOS ANGELES, California (CNN) / 이정애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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