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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의 핵탁상|미소전략무기 제한회담전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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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소 양강대국은 16일부터 빈의 벨베데레궁에서 얄타회담이래 가장 중대한 회담이 될 대망의 전략무기제한회담(SALT)을 개막했다.
이 회담이 중대시되는 것은 만일 이 2대강국이 시간을 낭비하고 빨리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가속화되는 핵무기 경쟁을 예방할 수 있는 기회를 어쩌면 놓치고 말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망은 낙관적이 못된다. 미국이나 소련 양강대국이 모두 핵무기, 특히 다핵탄두 미사일(MIRV)을 실험하고 있고 이 미사일의 위력은 가공할만한 것이다.
어떤 전문가들은 다핵탄두 미사일배치는 이미 기정사실로 되어버린 것이라 믿고있다.
그러므로 만일 이번 전략무기제한회담에서 미·소 대표들이 MIRV의 배치를 금지하기로 합의한다해도 이와 같은 합의를 앞으로 어떻게 구체화 시키느냐하는 문제는 지대한 것이다.
이번 회담에는 헬싱키예비회담에 줄곧 참석해온 소련 외무성의 부외상 블라디미르·세묘노프(58)와 미국측 대표로 아이젠하워 대통령시절 국무성원자문제 담당특별고문이었던 제라드·C·스미드씨(55)가 참석한다.
회담은 벨베데레궁에서 개막식을 가진 다음 빈에 있는 미·소 대사관서에 돌아가면서 열린다.
미국상원은 지난주 72대6으로 미국과 소련은 임시조치로 전략핵무기의 배치를 상호일정기간 연기하도록 미국정부가 이번 회담에서 제의할 것을 가결했고, 이 예비기간을 요격미사일(ABM), 대륙간탄도탄(ICBM) 및 MIRV의 배치에 적용토록 하라고 정부측에 촉구했다.
또 대통령이 임명한 학자와 노련한 정치가로 구성되어있는 14인 위원회도 잠정적인 유예기간을 소측에 제의, 이번 회담에서 이니시어티브를 미국이 갖도록 권고했다.
한편 소련은 이번 회담에서 MIRV라는 요정을 병 속에 붙잡아 둘 수 있겠느냐 하는 것에 낙관을 않고 있다.
핵무기 제한회담에서 유리한 입장을 얻기 위해 미국이 다핵탄두핵무기를 계속 개발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소련은 믿고있다.
미국도 소련을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다.
2주일 전 소련은 서북방태평양에서 미국의 유도탄미니트맨보다 25배 이상의 위력을 갖는 5메가톤급 탄두3개가 장치된SS-9로키트를 실험했다.
미국의 미니트맨이 더욱 정확성은 있으나 미국의 지상에서 설치된 대륙간탄도탄발사대가 1천54개인데 소련은 1천3백50개를 갖고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금 미국은 41척의 잠수함에 각각 16개의 폴라리스 유도탄을 장치해놓아 소련의 수중발사미사일능력보다 3배정도 앞서있으나 오는 73년 초까지는 소련도 미국을 따를 것이 예상된다.
이와 같은 현황에서 닉슨 대통령은 세계교서에서 『미국과 소련의 공동 관심사 가운데 군비통제에 관해 협정을 맺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했고 윌리엄·로저스 국무장관은 서로 군비경쟁을 할수록 소련은 이에 드는 막대한 예산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 경고했다.
이와 같은 경고는 악화일로에 있는 경제 때문에 소련의 지도체제가 지금 뒤흔들리고 있는 것과 일치하고있다.
이와 같이 볼 때 미소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신중한 태도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 <타임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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