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속 '침묵'에 표절 시비 붙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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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에 삽입된 1분의 침묵을 놓고 벌어진 별난 법정 다툼이 법정 밖에서 10만 파운드대의 액수에 합의하는 것으로 끝났다.

영국 작곡가 마이크 배트는 고전록밴드 '더 플래닛'의 앨범에 '원 미니트 사일런스'라는 곡을 넣었다가 표절 소송에 휘말렸다.

배트는 사망한 미국 작곡가 존 케이지의 1952년 작품 '4분33초'를 표절했다는 혐의로 고발당했다. 이 곡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음악이다.

월요일(현지시간) 배트는 존 케이지 신탁에 10만 파운드대의 합의금을 주고 법정 밖에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영국에서 어린이 텔레비전 캐릭터 '더 웜블스'로 잘 알려져 있는 배트는 "신사적인 분쟁이었지만 내게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그리고 케이지의 발행사가 이번 사건을 낙관적으로 생각한 데 대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존 케이지 신탁에 돈을 지불하는 것은 내가 존 케이지를 개인적으로 존경하고, 음악에서 예술적 실험에 대한 존 케이지의 과감하고 훌륭한 접근 방식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배트는 '원 미니트 사일런스'의 작곡자 명을 '배트/케이지'로 기입한 바 있다.

이번 재판이 시작하기 전 배트는 "세상이 미쳐버렸나? 나는 돈을 주느니 감옥에 가겠다. 저작권료로 10만 파운드가 말이 되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 곡이 훨씬 훌륭한 침묵 음악이다. 나는 케이지가 4분33초나 걸려서 말할 수 있었던 것을 1분에 표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배트는 런던의 대법원 계단에서 케이지의 발행사 피터스 에디션의 니콜라스 리들 상무에게 수표를 전달했다.

리들은 "우리는 체면이 섰다"고 말했다.

그는 "침묵 음악 개념은 저작권이 있는 가치있는 예술적 개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우리는 케이지의 재산을 대표해서 우리의 주장을 강력히 나타내려고 했다. 특히 배트는 '케이지'라는 이름을 작곡자 이름에 넣었다"라며 "그러나 우리는 배트와 합의한 데 만족한다. 그리고 그의 기부금을 기쁜 마음으로 받는다"고 말했다.

'원 미니트 사일런스'는 현재 더블 A사이드 싱글로 발매됐다.

LONDON, England (CNN) / 이인규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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