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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미디·맥시 치맛자락 삼파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미니」의 세계적 바람 속에서 몇몇「톱·디자이너」들이「시도」해왔던 「미디」「맥시」가 드디어 미국의 올 봄「패션」시장을 수라장으로 몰아넣은 결과를 가져왔다. 지난달 23일 잠시 귀국한「디자이너」 조종완 여사는 이「스커트」길이 파동으로 거대한 회사들이 문을 닫을 정도로 손해를 보고있다고 알려준다. 「뉴요크」서 남편 「타퀸·에브커」씨(디자이너)와 함께 고급 기성복을 취급하는「TQ·디자인·스튜디오」를 경영하고 있는 조 여사에 의하면 지금 미국의 여성들은 『「미니」를 입을 것인가 「맥시」가 유행할 것인가』를 놓고 주저하고 있기 때문에 기성복회사들도 옷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금년 초봄에 「파리」의「서머·컬렉션」에 참가했던 미국의 의복상들은 「이브·생·로랑」「피에르·가르뎅」등이 일제히 긴치마를 내놓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직도 「미니」를 요구하는 많은 고객들과 이러한 「맥시·모드」의 사이에서 그들은 혼동을 일으키고 만 것이다. 거기에 미국의「패션」계를 좌우하는 의상 전문지 「위민즈·웨어·데일리」는 매일같이 「미디」「맥시」를 소개하고 2월에 미국에 온 「프랑스」의 멋쟁이 「퍼스드·레이디」「마담·퐁피두」도 약속이나 한 듯 긴치마만 입고 나타났다. 「뉴요크」서 열린「쇼」를 보고 「미니」를 주문했던 기성복 상인들은 취소 소동을 일으켰다. 그리고 모든 의상회사들이 제품을 중단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니」냐,「맥시」냐』를 두고 서로 눈치만 보는 중이라고 한다.
수많은 옷 상점과 백화점에서도 전혀 옷의 매매가 안됐다. 고객들도 「망설이기 때문에 곳곳에서 반액 이하의 파격적 「세일」을 해도 소용이 없다고 한다.
이러한 파문은 곧 많은「패션」 회사들이 문을 닫게되고 따라서 실업자가 속출하여 큰 문젯거리가 되고있다.
조 여사는 자기고객들을 상대로 직접 조사해 봤다. 모두가 「미니」쪽이었다. 입기 편하고 젊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유행」이라면 또 『두고 봐야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패션계의 혼란은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만 이미 장만해놓은 「미니」를 입는 방법들이 서서히 고개를 든다고 한다.
조 여사는「판탈롱·수트」가 크게 환영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폭넓은 바지에「미니·드레스」를 맞춰 입으면 우선 간편하고 어느 곳 어느 때라도 옷감에 따라서 넓게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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