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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게릴라』화하는 미국의「뉴·레프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최근 미국의 대도시를 휩쓸고 있는 급진적 신좌파(new left)의 폭탄 투척사건들은 미극 학생들의 오랜 반체제 운동의 새로운 국면을 표면에 드러냄으로써 미국사회안정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지난주「뉴요크」시에서 있있던「맨해턴」의 세 고층건물에 대한 폭탄투하사건을 계기로 「뉴요크· 타임즈」지가 집계한 지난 1년간의 주요 도시폭탄투척사건 수를 보면 ▲「뉴요크」=1백12건 ▲「디트로이트]=30건 ▲「샌프란시스코」=2건(지난 한달)▲「시애틀」=2건(지난 한달)으로 되어있다. 집계가 불가능한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실제 사건수는 이 보다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엄청난 사건수에 비해 범인이 잡힌 경우는 단 한번-.
지난해 11월「뉴요크」시에서 정거해 있는 주방위군「트럭」에 폭탄을 던지다가 잡힌 4명의 경우뿐이다.
미국사회를 변혁시킬 방법은 무력에 의한 소위『도시「게릴라」전』밖에 없다고 공공연하게 주장하는 단체로는 SDS(민주사회를 위한 학생회)안의 극렬파인「웨더맨」(weatherman)과 흑인 인권운동 단체인「블랙·팬더」, 그리고「라틴」계의 민권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영·로드즈」등이 있다.
그러나 최근「뉴요크」의「그레니치·빌리지」서 발견된 사제폭탄공장과 작년에 잡힌 「테러」분자들의 성분을 보면 모두가「웨더맨」과 관련이 있는 자들이다.
항의가요작가인「봅·딜런」의『지하에 대한 향수「블루스」』의 한 구절인『「웨더맨」(기장관측자)이 없더라도 바람의 방향은 알수 있네』에서 그 이름을 딴 이단체는 주로 백인·상류계급의 자녀로서 구성된 좌파의 극렬 단체이며「시카고」에서 여러번 난동을 부리는 과정에서 널리 그 이름이 알려져 있다.
「뉴· 레프트」학생 운동을 일반적으로「이데올로기」, 강력한 조직 또는 공산주의를 도합한 모든 기성 정치체제에 대해 무관심하며 무정부중의·사회주의·평화주의·실존주의·인도주의·방랑성·신비주의·흑인민족주의등의 잡다한 요소들이 어울린 모호한 상태의 이상주의로 대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웨더맨」은 미국정부를 적국시하고 월맹이나 중공,「쿠바」등 미국과 직접적으로 적대관계에 있는 정권을 이상으로 받아들이는 점에서도「뉴·레프트」와는 구별되는 단체이다. 이들은「데모」가 있을 때는 으례「베트콩」깃발을 들고 나가며「헬메트」에 작업복으로 전투태세를 갖추어 외모부터 퍽 저돌적이다.
최근에는 활동을 보다 효율적으로 해나가기 위해 단체를 해산하고 각 구성분자를 3명내지 4명의 세포조직으로 분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는 알수 없으나 전「뉴요크」경찰국장인「샌포드·게릴릭」씨에 의하면「수백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일단 폭탄 투척방법이 행동으로 옮겨지고 범인이 쉽사리 잡히지 않게 되면 지금까지 미국 사회개혁방법에 대해 온건한 태도를 취해온 대부분의 학생운동자들이 과격한 방법으로 이끌리게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이곳 치안담당자들의 우려이다. 【뉴요크=장두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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