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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인플레」대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미국의 유명한 상업은행들은 「프라임·레이트」(최우량기업에 대한 대출표준금리)를 지금까지의 8·5%에서 8%로 0·5「포인트」인하 함으로써 68년말부터 지속돼온 금리상승추세에 전기를 마련했다.
68년 9월의 6·25%에서 불과 9개월만에 2·25「포인트」나 급등한 8·5%의 전례없는 고수준을 시현해온 「프라임·레이트」가 조만간 인하되리라는 것은 이미 예측돼 온 것이지만 인하가 실현된 현 단계에서는 다시한번 인하의 배경과 금후의 동향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이번 「프라임·테이트」인하에서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은 그것이 68년말이후, 특히 69년초의 「닉슨」대통령 취임과 함께 지속 강화돼온 긴축정책의 질적변화를 뜻한다는 사실이다.
막대한 월남전비지출에 따른 재정수지의 대폭 적자와 이로인한 「인플레」양진에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 펼쳐진 긴축정책은 그동안 재개금융긴축에서 재정긴축·금융완화를 거쳐 다시 금융긴축으로 복귀했는데 이번 조치를 통해 부분적 금융완화로 삼전한 것이다.
그만큼 앙진하는 인플레대책을 싸고 미국안에서는 심한 논난이 거듭돼 왔다고 볼수 있다. 즉 금융·재정 사이드의 전면긴축이 과당 긴축(오버·킬)내지 경기후퇴의 위험을 가져온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금융완화가 「인플레」대책의 효과적 시행을 저해한다는 반론도 제기돼 왔던 것이다.
그런데 작금의 제지표는 2월의 실업률이 4·2%로 급상승하는 한편, 산업생산지수가 1월보다 0·5「포인트」나 하락하고, 또 69년 4·4분기의 기업이윤은 전년동기대비 29억불이 격감, 이대로 긴축이 지속되면 심각한 경기후퇴에 직면하리라는 주장이 우세해 짐으로써 이미 부분적 금융완화정책이 단행된 바 있었던 것이다.
또 한가지 「닉슨」행정부의 긴축능화를 불가피케하는 것으로는 8개월후로 다가선 중간선거를 들수가 있겠다.
그러나 이러한 일연의 요인들도 금융긴축완화의 가능성을 뒷받침 하는 것일 뿐, 본격적 정책보환 방향을 가름하는 재할률은 당분간 현행 6%선이 견지될 전망이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안에 과감한 금융완화 조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속단이라고 할 것이다.
다만 미국의 고민인 인플레 및 이와 관련한 고금리는 세계적 추세이며 그 영향은 우리나라에도 수입물과 상승과 차관조건악화의 형태로 부작용이 파급되고 있기 때문에 금후의 움직임을 충분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뿐만 아니라 미국안에서 나타난 가열한 「인플레」와의 싸움은 69년중의 격심한 유동성 팽창에 의해 인플레의 중압에 허덕이는 우리에게 좋은 타산지석이 되는 것이다.
특히 긴축의 필요성과 업계의 자금란이라는 상반하는 요청에 마주 서 있는 우리로서는 긴축과 완화의 한계, 유동성 규제대책의 내용 및 기구의 개선을 통한 자금배분과 사용의 효율성 제고, 그리고 명확히 설정된 정책방향과 일치되는 시책효과를 거두는데 유념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미국주요상업은행들의 「프라임·레이트」인하는 인하자체가 가져올 영향이외에 인하가 있기까지에 나타난 허다한 논란과 시행착오, 그리고 비록 선진한 나라일망정 미국이 고투하는 「인플레」의 상황이 우리에게 많은 시사를 준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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