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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공천경쟁|여·야지구당 개편의 풍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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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공화-신민 양당은 각기 지구당 개편작업에 착수함으로써 당세를 다시 정비하는등 1년앞으로 다가선「71년집권 경주」의「스타트·라인」에 들어섰다. 공화당은 이번 개편이 바로 공천작업의 일환이고 신민당은 지난 국민투표를 전후해서 거친 풍파로 상처난 뼈대를 보완하는게 바로 이번 개편 작업이다. 두당 개수 작업의 특색과 거기에 안겨진 문젯점을 살펴본다.
◇공화당
공화당은 24일에 열린 문경지구당의 개편을 시발로 금년말까지 전국 1백46개지구당 개편 작업을 단행한다.
이 지역구 개편은 내년 2월에 열릴 전당대회에 앞선 당 조직정비에 역점이 두어지고 있으나 공천자를 내정하는 사실상의「선거체제 구축」이라는 점에서 당내외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위원장 공석지구등 우선>
지구당위원장에게 반드시 다음 선거의 공천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공천이 조기이든 혹은 선거에 임박하든간에 부작용이 있게 마련이고 그 부작용을 최소한 줄이기 위해서는 개편을 통해 사실상 공천내정자를 위원장으로 임명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67년에 실시됐던 7대 국회의원 공천의 경우는 1백31개지구당 위원장 가운데 1백6명이 공천되어 지구당위원장의 82%가 출마를 했다.
공화당의 지구당 개편「스케줄」은 우선 창당이 안돼 있거나 위원장 공석 지구인▲진해-창원 ▲성동을 ▲성북병 ▲서대문을 ▲서대문병 ▲영등포을 등이며 2단계는 원외무경합 지구, 3단계는 원외 경합지구, 4단계는 원내지구로 잡고 있다.

<현역의원구는 12월께로>
현역의원이 지구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95개지구는 올해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로 개편 시기를 잡고 있다.
정치지망생이 많아 공천경합은 언제고 치열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더욱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 정우회소속의 의원 출신구와 제명됐다가 복당된 의원구에는 원외위원장이 기반을 구축했으며 정우회의원 또는 복당의원은 당내 약점 때문에 심한 도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공천의 사각 지대라고 할 수 있는 정우회의원구와 복당의원 출신구의 개편 문제에 대해 당 간부들은 의식적으로 언급을 피하고 있다. 다른 지역도 그렇지만 아마 이지역 (정우회의원구=6, 복당의원구=3, 무소속의원구=4)은 특히 박정희 총재의 재단에 달렸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나타난 공천경선의 특색은 김동하·김재춘씨등 재야혁명 주체를 포함한 군장성 출신의 활발한 움직임을 들수 있고 청와대 주변의 소장파에서도 상당수가 경선에 나서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67년엔 의원 30% 탈락>
현역의원들은 지구당 개편에서 어느 정도 탈락될 것인지 지금으로서는 예측할 수 없지만 67년도 공천에서 1백12명의원중 30%인 33명이 낙천(지역구 88명중 26명, 전국구 24명중 7명)된 점으로 미루어 이번에도 그 같은 비율을 가정한다면 상당수 의원이 탈락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공천경선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관계 및 국영업체 임원은 대충 다음과 같다.
◇청와대 비서실 및 경호실=▲유승원 (인천갑) ▲채원식 (문경) ▲김종신 (사천-삼천포) ▲박숙현 (청도) ▲박명근 (파주) ▲박창규 (보령) ▲조수영 (영양-울진) ▲홍병철 (북제주) ▲이명화(사천-삼천포) ▲반기언 (성주·칠곡).
◇행정부=▲박경원 (영광) ▲조시형(부산 중구) ▲이후락 (울산) ▲박영수 (사천-삼천포) ▲김형수 (정읍) ▲이희대 (거창-함양) ▲김세배 (아산) ▲박만영 (나주).
◇현역·퇴역장성=▲김동하 (포항-울릉) ▲문형태 (화순-곡성) ▲김재춘 (김포-강화) ▲임충식 (해남) ▲최영희 (평택) ▲박태원 (아산) ▲강기천 (목포) ▲장지량 (나주) ▲정무식 (영일) ▲서국신 (경산) ▲김인 (상주).
◇국영업체=▲송석하 (영동) ▲이동진 (영동) ▲윤덕병 (논산) ▲채영석 (군산-옥구) ▲진의종 (고창) ▲신형식 (고흥) ▲박현수 (진도) ▲정보화 (영천) ▲하광호 (진해-창원) ▲이섭 (서천).
이밖에 당사무국 요원중 ▲최종성 (보령) ▲이윤학 (의정부-양주) ▲유호필 (부산동구) ▲전달수 (함안-의령) 씨가 공천을 희망하고 있으며 당외에서는 법조계의 ▲박찬 (대구서구) ▲강대헌 (남제주)씨, 학계의 ▲임성희 (완주) ▲왕학수 (상주)씨등의 출마설이 현지에서 나돌고 있다. <심상기 기자>
◇신민당
신민당은 24일 그동안 주류·비주류의 갈등으로 미루어 왔던「조직정비강화 10인 특위」를 구성함으로써 예정대로 4월부터 각 지구당 개편에 착수, 당세를 재정비하게 됐다.
10인 특위는 당초 사고 당부로 결성이 안된 26개 지역구와 10·17 국민투표에서 3분의1이하의 득표를 보인 20여개의 부실 및 기능 마비 지구, 그리고 30여개의 당선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지구등 약 80개의 지역구 조직책을 심사·선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
그러니까 1·26 전당 대회이후 신민당은 총 1백46개 지역구중 과반수 이상을 내년 선거에서 가망이 없는 지구로 판단하고 이들의 정비강화를 당면한 목표로 삼은 것이다.

<각파 세력확장의 계기>
그러나 71년 선거에 대비하는 이같은 큰 목표외에 6월의 대통령후보 지명 대회를 앞두고 지구당 개편을 세력 확장의 계기로 삼으려는 각파의 속셈들이 서로 얽혀 앞으로 특위의 조직책 선정에서 개편까지는 적잖은 파란을 몰아 올 것 같다.
당초 9명으로 예정됐던 특위가 1명이 늘어난 10명으로 구성되긴 했지만 그 구성이 주류계 4 (홍익표·고흥문·김의택·이민우), 비주류계 3(김응주·정헌주·우갑린), 기타 3 (윤길중·최용근·이태구)의 비율로 된 합의체라는 점으로 미루어봐 원만한 특위운영은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지난 1월 전당 대회이후 신민당에 들어온 윤길중·최용근·이태구씨등이 주류에 동조하리라고들 하지만 그들의 세력 기반이 되고 있는 구자유계와 혁신계 인사들의 이해가 지구당에서 반드시 일치한 것은 아니어서 주류측이 이끄는 방향으로 쉽게 가지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새로운 조직 요강에 따라 특위에 주어진 권한은 ①조직책 인선 ②사고 당부로 규정하는 권한 ③지구당 개편 대회 개최의 사전 승인 (각 지구당은 개편 대회 1주일 전에 특위에 보고 승인을 얻어야 함) ④지구당 위원장 선출 후 소란으로 부위원장 등 당직자 선정이 어려울 때 위원장이 선정한 당직자를 당대표에게 제청, 임명토록 하는 것 등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특위의 이같은 강력한 권한에도 불구하고 주류계와 비주류 연합세력간의 상호 견제에다가 김영삼, 김대중, 이철승씨등 이른바「40대 후보」들간의 세력 확장이 곁들이게 되면 지구당 개편 과정에서 또 다른 새로운 사고 당부가 속출하리라고 보는 이들이 많다.,

<주류·비주류 대결 불가피>
4, 5월의 지구당 개편은 6월의 대통령 후보지명 대회를 앞두고 1·26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은 진산계가「완벽한 진산체제」구출의 계기로 삼으려 들것이므로 반 진산계와의 대결은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일부 재야세력 합류와 그 동안의 계파 작용으로 각 지구당의 조직책 경합이 평균 3·5대1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들은 모두 각각 한계보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으로도 개편작업의 어려움은 짐작이 간다.
이번 개편의 결과가 후보지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만은 확실하다.

<후보선출에 결정적 영향>
유진산 당대표가 대통령후보 출마설을 공식으로 부인하고 있기는 하지만「40대 기수」에 대한 노장층의 경원과 후보 인선난에 얹혀 아직까지 출마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고 있으며 설혹 유 대표자신이 출마를 안 한다 하더라도 그의「결정권」을 쥐기 위해서라도 주류계는 이번 개편대회에 전력을 쏟을 것 만은 뻔한 일이다.
6월 전당대회는 8백명 내지 1천명의 대의원으로 치러진다.
지구당 개편에 따라 각 파벌의 판세가 다시 짜여지겠지만 이 가운데 l백50명은 중앙당 선정「케이스」로 되어 있어 실질적으로는 당대표의 지명으로 선정하게 되므로 진산계는 당헌상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신당 태동」이라는 진영내 도전을 받고 있는 신민당은 71년 선거에 앞선 시련으로 이번 개편을 치르 것이다. <박석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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