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학년 방치 더 심각 … 지역 돌봄서비스 질 높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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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주(사진)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방치된 아이들의 문제는 빈곤층 등 특정 계층뿐 아니라 일반 맞벌이 가정에서도 겪고 있는 문제”라며 “아이를 혼자 두면 안 된다는 사회 전반적인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방치된 아동은 범죄에 노출될 우려가 클 뿐 아니라 우울·위축 등 정서적인 문제와 학습 부진으로 연결되고 10대 후반 이후 음주·흡연·약물·폭력 등 비행 행동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2011년 발표한 논문 ‘방과 후 방치가 아동발달에 미치는 영향’에서도 초등 4∼6학년 시절 방과 후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을수록 중학교 학업성취도가 낮았고 불안·우울·위축 등이 심했다.

 이 교수는 “방치의 부작용은 어릴수록 더 커진다는 것이 학계의 기존 연구 결과”라면서 “초등 저학년 방치는 이보다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현행 나홀로 아동을 지원하는 지역아동센터·돌봄교실의 기능이 단순 보호와 식사 제공에 그치는데,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학습 지도와 사회성 증진 부분을 강화해야 한다”며 “전문 상담프로그램 운영 등의 방법으로 아이의 개인별 특성에 맞는 돌봄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홀로 아동=여성가족부는 방과후 활동을 끝내고 집에 갔을 때 일정 시간 이상 혼자 있거나 애들끼리 지내는 경우로 규정하는데, 본지는 3~5시간 이상(초등학생의 24.2%)을 기준으로 삼았다. 한 시간 이상 방치된 아동(29.6%)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특별취재팀=신성식 선임기자, 이지영·장주영·김혜미·이서준 기자, 민경진(부산대 국어국문학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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