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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 감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계절적으로 어른이나 아이나 모두 감기에 걸리기 쉬운 무렵이다.
요즘 어린이 감기의 증세는 열은 별로 없으나 콧물이 나고 『컹컹』하는 목쉰 기침이 나고 인후까지「바이러스」가 침범했을 때는 호흡곤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목이 아프다고 보채고 기침이 심해서 어떤 어머니는 백일해가 아닌가 걱정하기도 한다.
환절기에는 늘 감기가 유행되고 있으므로 미리 어린아이들을 건강하게 보호할 필요가 있다. 잘 먹이되 과식은 피하도록 하고 충분히 자고 휴식하도록 돌봐주고 또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거나 감기 앓는 어른과 접촉하치 않게 한다.
우리들의 가정은 어디나 습기가 모자라는데 이렇게 건조한 속에서는 감기 걸리기가 아주 쉽다.
어린이가 일단 감기증세를 나타낼 때는 소아과 병원을 찾는 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초기 증세가 감기와 비슷한 다른 병이 아주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머니의 경험에 의해 감기라는 것이 확신되고 또 병원에 갈 형편이 안 된다면 집에서 얼마든지 치료할 수 있다.
집에서 치료할 때 알아둘 기본적인 상식은 『감기는 약으로 치료되는 게 아니라 간호와 섭생만으로 치료된다』는 점이다.
약방에서 감기 약을 사다 먹이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감기약」이란 이름의 약품종류가 그렇게 많은 것은 결국 감기를 완전히 낫게 하는 약은 그 중에 한가지도 없다는 것을 뒤집어 보여 주는 사실이다.
감기 치료약은 없고 감기증세를 치료하는 약이 있을 뿐이며, 이 약들 속에는 항생제가 섞여있어 어린이 감기를 악화시킬 염려가 있다. 미리 항생제를 먹여 놓으면 감기가 혹시 폐염 등 병발증을 일으켰을 때의 치료를 몇 배 힘들게 한다.
병원에 데리고 와서 『주사한대로 감기증세가 딱 떨어지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사람이 많은데, 감기는 시간이 지나야 낫는 병이므로 참을성이 필요해진다. 그 대신 감기는 놔둬도 자연 치유가 되는 병이므로 간호와 섭생, 수분섭취, 증세치료만으로 안심해도 좋다. 증세치료를 위해서는 「아스피린」정도만으로 충분하다.

<신명희(고려병원 소아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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