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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와 양산의 명수|작고한 「얼·스탠리·가드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미국「미스터리」소설계의 제 l인자 「얼·스탠리·가드너」옹 (80)이 11일 세상을 떠났다.
세계 최대의「베스트·셀러」작가인「가드너」는 그의 유명한 법정 추리 소설 『페리·메이슨』「시리즈」에서 주인공이며 변호사인 「페리·메이슨」의 활약상을 그려 미국의 백만 독자들을 열광시켰다.
「이언·플레밍」의 추리 소설 『007』「시리즈」가 다소 황당 무계한 얘기를 소재로 하여 인기를 모은 데 반해 「가드너」의 『페리·메이슨』「시리즈」는 억울한 혐의를 받고 법정에선 피의자의 편에 서서 명석한 변론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점에서 특히 인기를 모았다.
1889년 7월 미국「매사추세츠」주「몰던」에서 태어난 그는 한때 변호사 생활을 했었는데 이때의 법정 경험이 그의 소설의 토대가 되었다.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서민들이며 사건 또한 이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일들이다.
따라서 그의 소설은 하나의 「픽션」이라기에는 너무나 실감을 주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독자들은 그 소설의 주인공 「페리·메이슨」을 실존 인물로 착각하고 있다.
1932년 『「빌로드」의 손톱 사건』이라는 소설을 발표한 이래 「가드너」는 약 80권의 『페리·메이슨』「시리즈」를 내어놓았다.
그래서 처음엔 혼자 「타이프 라이터」를 또닥거리며 집필하던 소설이 폭발적인 발행 부수를 기록하자 「가드너」는 9명의 대필 비서를 기용, 양산 작업에 들어갔다. 즉 그가 소설의 줄거리를 대충 일러주면 비서들이 거기에 살을 붙이고 또 법 이론에 결함이 있으면 법률 비서가 그것을 보완한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그의 소설을 「소설 공장」에서 나온 「생산품」이라고 비난을 한 것이다.
어쨌든 그의 저서를 주로 출판한 「윌리엄·모로」사의 집계에 의하면 『페리·메이슨』「시리즈」는 69년까지 미국에서만 1억 6천 7백만부가 팔렸다고 하니 아마 단일 작가의 작품으론 세계 최고 판매 부수가 될 것 같다.
「페리·메이슨」법정 활약상은 TV 「드라머」로도 소개되어 소설 못지 않은 「센세이션」을 일으켰는데 「레이먼드·바」가 「메이슨」으로 분한 이 TV 「드라머」는 몇 년 전 우리 나라에서도 방영되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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