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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어두운 여성복 수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각종「메이드·인·코리아」들이 해외시장을 향해 발돋움을 하고 있는데, 한국「패션」의 수출은 어느 정도 가능할까. 미국과 「유럽」에서 한달 동안의 시장조사를 하고 지난 2월에 돌아온 「디자이너」「노라·노」여사는『가능하게 하기 위해선 너무도 난관이 많다』고 말하고 있다.
한국제 기성복의 진출을 위한 「노라·노」여사의 시장 조사는 금년이 5년째. 미국과 「유럽」에 몇 번씩 나가 현지 정세를 살폈는데 이번 여행에서도 『힘들겠다』는 생각을 다시 하고 돌아왔다 『힘들겠다』는 가장 큰 문제로는 기술자와 복지의 부족을 들 수 있다.
한국은 인건비가 싼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수출용 양장을 만들만한 수준의 기술자라면 싼 임금으로 구할 수가 없으며 우선 숫자가 부족해서 필요한 인원을 확보하기조차 힘들다. 어느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기술자의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양재 기술자의 교육 수준은 낮은 편이고, 평균 수준을 잡기 어려울 만큼 기술의 차이가 심하다.
한국의 복지는 세계 시장에 내놔도 뒤지지 않을 만한 것들이 있지만, 그 정도의 옷감은 역시 값이 비싸기 때문에 가격 경쟁에서 이길 수가 없다. 대중적인 옷감의 개발의 뒤따르지 않고는 기성복 수출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일. 현재 우리 나라의 복지「메이커」들은 옷감을 짜내는데는 능란하지만 빛깔의 「센스」가 부족한 편이다.
질감과 색감을 결정할 때 국내 시장과 해외 시장의 「테이스트」들은 별도로 염두에 두면서, 「디자인」해야 하는데 이렇게 추진할만한 큰「메이커」의 등장이 필요해진다.「디자인」, 옷감, 애정의 3대 요건 중에서 옷감과 공정뒷받침이 어느 수준에 오를 때까지는 한국의 기성복 수출이 기업화하기는 힘들겠다는 것이 노 여사의 전망. 당분간은 외국에 나가 「패션·쇼」를 열고「샘플」을 팔고 오는 정도에 그치거나 아니면 외국에 지점을 설치, 소규모로 의상을 수출하는 정도가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다.
기성복은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미국이 판을 쳤지만 이제는 「프랑스」가 훨씬 앞서고 잇는 것을 이번 여행에서 발견했다고 노 여사는 말한다. 기성복의 외면이 아니라 부속품의 질과 공정에「프랑스」의 「패션」계는 큰 혁명을 이루어 놓고 있었다.「스피디」한 경쟁에서 공정의 혁명은 핵심적인 것. 「디자이너」의 의견에만 결코 따라갈 생각이 없는 현대의 고객들에게 기성복 시대는 점점 확대되리라는 게 「노라·노」여사의 의견인데 그는 세계의 기성복 시장 진출을 위해「디자이너」와「메이커」의 긴밀한 유대, 기술공 교육의 체계화를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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