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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지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멕시코」에 「타스크」라는 마을이 있다. 16세기에 은이 발견되면서부터 마을이 생겨 오늘에 이른 곳이다.
현대 도시들과는 비교 할 수도 없을 만큼 소박하고, 자질구례한 집들이 옹기종기 잡거한 마을이다. 그러면서도 기묘하게 조화된 미의 매력을 갖고있다.
그것은 이 마을이 모두 교회를 중심으로 해서 이루어진 질서에서 나온 것 같기도 하다. 이 마을의 모든 집의 창과 「발코니」가 모두 교회를 향해 서 있다. 앞집에 가려질 때에는 집을 조금 옆으로 비켜서 세운 것이다.
이런 것은 「유럽」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마을의 모습이다. 옛 적에는 교회는 단순한 종교적 중심 이상이었다. 무슨 일이 있으면 교회의 종이 울렸다. 그리고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간밤에 무사했나 하고 교회 쪽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실로 생활과 정보의 중심이 되었던 것이다.
오늘의 도시들이 모두 추악해져가고만 있는 것은 그저 무질서하게 팽창돼 가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옛날의 교회나 궁전과 같은 구심점을 도시가 잃어버린 데에도 큰 까닭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다핵적인 현대 도시의 새 구심점을 서구의 도시 설계자들은 푸른 공원들에서 찾고 있는 것 같다. 서구의 옛 사람들은 교회에서 생활의 구제의 길을 찾았다. 오늘의 도시인들은 소음과 매연과 「러쉬 아워」의 피로에서부터 구제되기 위해서는 도시 그 자체가 생활의 긴장을 풀어 줄 수 있어야만 한다.
이래서 공원의 녹지대는 도시인에게는 다시없는 해독제가 된다고들 말하는 것이다. 도시를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것도 공원들이다. 고층건물들로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서구의 근대 도시들이 아늑하고 풍족한 느낌을 주는 것도 푸른 지대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에서는 자꾸만 공원과 푸른 지대들이 깎여 나가고 있다. 도시 계획상 이상적인 1인당 공원 면적은 33평방 미터라는데 서울시는 1인당 11평방 미터 이하로 줄어 들어가고만 있다.
도시 계획은 20년 후라야 결과를 알게 된다지만 우리네의 경우에는 그저 「매머드」판자촌처럼 숨막힐 만큼 추악해질 것이 틀림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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