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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병 한명 더 구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동두천=정관현·김호식기자】동두천 부부 살해 사건을 수사해온 한미 합동 수사반은 9일 밤 김화남씨 부부 살해범으로 흑인 병사「제임즈·E·월터즈」기술 상병 이외에 공범으로 「존·W·블런트」병장도 가담했다는 자백을 모두 받고 「블런트」병장도 살인 강도 혐의로 구속했다.
수사반은 이들의 자백에 따라 「블런트」병장의 애인인 파주군 적성면 이옥주 여인 (23·가명) 집에서 범행 때 사용한 손잡이가 달린 면도칼과 피묻은 하의 작업복 2벌을 압수했으며「월터즈」기술 상병 막사에서도 피묻은 상의와 내의를 증거물로 압수했다. 「해피·스모크」중독자인 이들 미병들은 지난 4일 밤 11시 15분쯤 김씨 집을 찾아가 5일 새벽 1시까지 대마초 담배를 사 피우다가 김씨에게 환각제를 달라고 요구했으나 『외상은 안 된다』고 거절당했다.

<김씨 냉정에 앙심>
두 미병은 지난해 10월 장파리로 전속되면서부터 용돈이 궁해진데다가 이날 마약에 대한 욕망과 「월터즈」기술 상병과 의형제를 맺고 있는 김씨의 냉정함에 앙심을 품고 김씨를 살해키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차돌로 머리 난타>
새벽 2시쯤 김씨 부부가 잠들자 「월터즈」기술 상병은 전축을 크게 틀어놓고 변소에 갔다오면서 주워 온 머리만 한 차돌로 김씨의 머리를 3번 쳐죽이고, 때마침 잠이 깨려고 하는 김씨 부인 정씨를 「블런트」병장이 갖고 있던 면도칼로 목을 벤 후 옆에 있던 사기 잿떨이 로 머리를 후려쳐 죽였다.

<범행 후 환각제 훔쳐>
「월터즈」기술 상병 등은 범행 후 김씨의 장롱을 뒤져 전에 돈이 없어 맡겼던 「월터즈」기술 상병의 시계와 금반지, 환각제 (LSD) 30정 등을 훔쳐 뒷담을 넘어 유한 극장 앞에서 1천5백원을 주고 경기 영1-2270「텍시」(운전사 박영호·35)를 타고 이 여인 집으로 간 것이 새벽 4시 30분쯤이었다.
이양은 새벽에 갑자기 나타난 두 사람을 이상히 보고 「블런트」병장이 범행 때 손에 입은 찰과상을 보고 웬일이냐고 묻자 『조금 전에 나의 돈을 빼앗으려는 강도를 길에서 만나 격투할 때 입은 상처』라고 말한 후 「블런트」병장은 끼어 입었던 피묻은 하의 2벌을 벗어놨다.
수사반은 이 여인 집에서 압수한 바지 등 증거물을 보이며 계속 추궁하자 「월터즈」기술상병이 자백했고 「블런트」병장도 사건 전모를 자백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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