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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크로니클지 사장 로페즈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미국이「아시아」에서 1백% 손을 뗀다는 얘기는 아니겠죠.「닉슨·독트린」이란 오히려「아시아」인들 스스로의 자립정신을 촉진시키고자 하는 원대한 포석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필리핀」의 유력지「마닐라·크로니콜」지와 ABS·CBN방송 사장인「유제니오·로페스」2세(40)는「닉슨·독트린」에 대한「아시아」인들의『과잉우려』를 한마디로 잘랐다.
그는 미국이 설사「아시아」에서의 직접 개입을 꺼린다 할지라도「아시아」각국 상호간의 지역적인 방위체제만으로도 자위임무를 수행할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그 예로 SEATO와 ASPAC의 강화책등을 들었다.
「필리핀」에서 방대한 재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그는 또『[오끼나와]기지의 일본반환도 미국이나 일본의 대외정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만한 계기는 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극동의 안보는 여전히『건전』하다고 힘준다.
「로페스」사장은「필리핀」학생들의「데모」사태에도 언급,『학생들의 요구가 허황된 것이 아닌게 밝혀진이상 그들의 행동은 정당하게 평가받아야 될 것』이라면서도『폭력은 금물』이라는 주석을 달았다.
『[필리핀] 경제력의 90%이상을 불과 2%의 사람들이 쥐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이들중 부정과 부패의 요인을 성토하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많은 노동자와 농민들의 협조를 요구할 만큼 자신만만한 것이죠.』
그는 오늘의「필리핀」사태를 전 세계적인「스튜던트·마워」와 결부시키면서『젊음의 외침』을 위정자들이 많이 참고했으면 좋겠다면서『비폭력적인 학생활동』을 지지했다.
『오랫동안 말로만 들어왔던 한국에 와 보니 모든게 눈부시게 발전해 있어 부럽기조차 합니다. 5년전에 서울에 왔던 어느 외국인 친구가 5년후에 다시 와 보니 서울지리가 몹시도 변해버려 길을 찾는데 애를 먹었다는 퍽 실감있게 들리더군요.』
아직 건설중인 조선호텔 창밖에서 들리는 망치 소리가 한국을 아는 외국인에게는 짜증나는『소음』으로 들리질 않고『건설의 [메아리]』로 들릴 거라고도 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연 2백「달러」정도 밖에 안되는「필리핀」이지만 그는『완전한 언론자유』가 있다고 전제한다음「마르코스」대통령이 3선을 하겠다고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지금 이 사태하에 그런 생각을 갖는다는 것은『위험』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유고슬라비아」나 중공과의 무역을 위해「필리핀」정부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현상을 묻자「로페스」씨는『실리』를 서로 취하려는 세계적인 현상중의 하나일 거라고 말하면서 상세한「코멘트」는 거부했다. <김건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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