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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에서 개최된 70년도 소련 사진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지난주 「워싱턴」에서 개막된 「70년도 소련 사진전」은 일찌기 공개되지 않았던 소련 의 여러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화제가 되었다.
이 사진전은 미-소간의 문화 교류 계획으로 마련된 것인데 소련의 사진기자와 2천여 「아마추어」 사진 「클럽」이 출품한 1천2백여 점의 흑백 및 색채 사진이 전시되었다.
출품된 작품 가운데 혹한 속의 「시베리아」 야영 「캠프」로부터 아열대 지방 「코카서스」의 마을 풍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특히 「터키」 탕 속의 나부들, 웃통을 벗고 창가에 서 있는 여인, 창틀에 걸어 놓은 「슬립」과 「브래지어」의 사진들은 「소비에트」의 엄격한 관료주의를 벗어난 새로운 경향을 보여 주고 있다.
주최자 「보리스·벌코브」는 『누구나 언어의 장벽을 넘어 사진을 이해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진을 통해 소련을 여행하도록 하는 것이 이 전시회를 갖는 의도』라고 밝혔다.
「사진을 통한 소련 여행」인만큼 출품 사진에는 소련 관리들이 내보이고 싶어하는 면만이 담겨져 있다. 미소짓는 아기들, 활기에 찬 운동 경기 장면, 풍요한 집단 농장, 거대한 발전소, 근대식 「아파트」등이 그것이다.
서방 여행자들의 눈에 띄었던「슬럼」가 걸인들, 주정꾼과 같은 사회의 어두운 면은 제외되어 있다.
『소련에 보내온 미국의 전시품에도 「할렘」이나 미국의 부정적인 면은 담겨 있지 않은데 왜 우리라고 어두운 면을 공개해야 하는가』고 소련인 안내원이 반문한다.
소련이 보이고 싶은 사진만 전시하고는 있지만 이번 사진전은 1917년의 「러시아」혁명 이래의 소련을 알리는 전시회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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