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순결 교육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불란서 작가「프랑스·모리악」저『딸의 교육』은「애퍼리즘」(잠언)에 넘쳐있다. 그의 독설 중엔 이런 구절도 보인다..『허다한 여성들은 교양이 있다가 보다는 교양에 의해 더럽혀 지고 있다.』 이 말은 딸의 교육방법에 대한 회의 같기도 하다.「무엇」을 교육하기보다는 어떻게 가르칠 것이냐가 보다 중요하다는 경고일 것이다.
『우리들은 아이들을 별로 의식하지 못하면서 생활하고 교육하려 든다. 우리들의 가정 안엔 섬세한 소리까지도 듣는 녹음기가 있는 것이다.』
모든 교육은 가정에서 비롯된다는 세파이다.「페스탈로치」는『가정이여! 그대는 도덕의 학사』라고 갈파한 적이 있었다.
문교부는 여중·고교생들에게「순결교육」을 실시하리라고 한다.「순결교육」이란 이른바 「성교육」을 그렇게 부른 것이다. 성교육의 필요성은 자못 시대적인 요구인 것 같기도 하다. 사회의 성「모럴」은 걷잡을 수 없는 혼미 속에 빠져 있다. 사회의 교육은 그러나 미처 그 주변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은 이미 고무로 인간의 나상을 만들어 학교 교실에서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아이들이 눈을 둥그렇게 뜨고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사진들을「루크」지가 특집한 적이 있었다.
성 개방국「스웨덴」의 18세 내지20세 국민들은 거의 3분의2가 성교육을 충분히 받고 있다. 60대의 노인들은 불과 7%만이 그만한 나이에 성의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고백한다. 「모럴」은 시대의 변천과 함께 이렇게 어지럽게 뒤바뀌고 있다.
그러나「스웨덴」의 한 사회조사는 인문의 존엄과 생명에의 경의심이 새삼 깊어졌다는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인간을 호기심에서 해방시킬 수 있었다』고 말하는 국민이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현대의 새로운「모럴」관이며, 새로운 「인간 선언」일수도 있다.
그러나 교육 당국은 여학생들에게『교양에 의해 더럽혀지는』그 한계를 지켜야 할 것이다. 이것은 한 교사의 인격 문제이며, 또한 사회자체의 순결문제이기도 하다. 가령 사회는 마치 피임이 행복의 기준인 것 같은 착각에 빠져 있는데, 순결교육은 무엇부터 깨우쳐 주어야 할 것인지-.
역시 교육의 이상은 사실을 깨우쳐 주는 것에서 진일보해야 할 것이다. 그「사실」의 가치를 발견하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순결교육」은 필요악이 아니라「필요선」일 때 이상적일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