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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법원청사 전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7일부터 9일 상오까지 삼척산업 북평공장과 충북 제천읍 청주지법 제천 지원청사에서 불이 나 전소되는 등 서울 전주 진천 김포 등에서 모두 9건의 화재가 발생, 1억2천여만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이날 가장 큰 삼척과 제천의 불은 소방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은데다 자체 소방시설마저 없어 전소되는 피해를 냈다.
【삼척】7일 밤 9시5분쯤 삼척군 북평읍 용정리 삼척산업 주식회사 북평공장(대표 김진만)에서 불이 일어나 비료·기계·건물 등 약1억원어치의 피해를 내고 북평 소방대를 비롯, 삼척·묵호 소방대에서 달려온 소방차 6대에 의해 2시간만인 이날 밤11시35분쯤 꺼졌다.
불은 맨 처음 이 공장 탈의장에서 일어났는데 거센 바람을 탄 불길은 곧 탈의장 바로 옆에 있는 제1, 2 자재 창고에 붙어 제1창고 안에 쌓아둔 [카바이드] 등 각종 자재와 제2창고에 있던 석회질 비료 1만여부대 등 l억원어치가 모두 타버렸다.
【제천】9일 새벽 4시40분쯤 제천읍 의림동54 청주지법 제천지원 사무실에서 원인 모를 불이 일어나 1백50평의 지원과 지청단층 [콘크리드] 건물 중 1백평과 계류중인 민사·형사 사건의 일건 서류 등을 거의 불태우고 1시간 20분만인 이날 상오 6시쯤 꺼졌다.
숙직을 하고 있던 지청 서무계장 최승구씨(35)와 이용호씨(징수주임) 및 사환 강승구군, 지원미사주임 윤환용씨와 박수홍씨 등 5명은 잠자고 있다가 불길을 헤치며 뛰어나와 모두 살아났다.
다행히 등기부가 쌓여 있는 서류 보관 창고에서 불길이 멈춰 등기부만은 겨우 건져냈다.
한편 중앙파출소에 설치된 소방소의 [사이렌]이 8일 하오 2시부터 6시까지 내린 진눈깨비로 얼어붙어 화재를 알리는 [사이렌]조차 울리지 못했으며 화재 현장부근인 의림동 일대는 수압이 낮아 소화 작업을 전혀 못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날의 숙직책임자 최승구씨(35)를 연행, 화인을 조사중이다.
한편 지청에서는 월 평균 1백70건에서 2백건의 형사 사건을 접수, 그 중 1백50건 내지 1백80건을 처리하고 20여건이 미제로 남는다고 한다. 9일 현재 제천경찰서에는 75명의 각종사건 피의자가 유치되어있는데 그중 63명은 검찰에 송치된 것이라 한다. 화재로 청사를 잃은 지원과 지청은 사무를 전폐하고 지원직원은 화마를 면한 집달리 사무실에서, 지청직원은 숙직실과 지청장 관사에서 웅성거리고 있다.

<6개월간 재판 정지>
이불로 등기와 호적 원본을 뺀 민·형사 소송관계서류가 모두 타버려 앞으로 6개월 동안 이곳의 모든 재판은 정지될 것이다.
지난 50년에 공포된 [법원재산에 기인한 민·형사 임시 조치법]에 따르면 법원이 화재·사변 등 재난을 당했을 때 민사사건의 피고 신청인 신립인 상소인은 소장신청서 신립서 상소장의 부본과 사건 계속의 소멸서류를 재판부에 내도록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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