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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실없는 개발연구비|정부의 지급방법과 활용상과 문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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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오늘날은 연구개발시대-. 선진국들이 기초·응용·개발은 연구분야에 쏟는 돈은 천문학적숫자에 달한다. 미국의 정부·민간이 쓰는 연구개발비는 연 3백억불 가까운 형편이고 일본의 정부·민간의 연구개발비는 지난 68년에 1조1천억원(약 30억불)을 돌파했다. 연구개발에힘을 쓰는 것은 개발도상국가들 역시 마찬가지-.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해마다 정부가 책정하는 연구개발비가 늘고 있다. 그러나 연구개발비가 늘고 있는데 반해서 기구「테마」선정, 연구비 지급방식, 연구결과 활용등에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은 여전하다. 그래서인지 무엇을 위한 연구개발이냐는 말까지 나오는 형편.
8년간「아폴로」계획에 투입한 2백억불가운데 2백억불이 연구개발비였다는 말까지 있다. 유사이래 최초로 달이라는 이천체에 인류를 보내는 대사업이었던 만큼 약 1만가지의 문제를 해결해야했기에 그렇게 많은 연구개발비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소련은 미국의 전연구개발비의 약 3분의1정도를 쓰고있다고 하며 영국·서독·불란서등 나라의 연구개발도 엄청난 액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정부의 연구개발예산도 크지만 그보다 민간의 연구투자가 더 크다. 1년에 1백억원(일화) 이상을 쓰는 회사만도 여러곳이 있다. 우리나라도 해마다 늘고는 있지만 과학기술처와 산하 기관예산, 그리고 각부처의 연구소, 시험소예산을 전부합쳐도 1백억원미달이다.
동양최대의 시설을 갖추었다는 한국과학기술연구소도 1년예산이 고작 6억원이니까 다른 기관의 사정은 미루어 알수 있는 일-. 거기다가 민간회사의 연구개발비는 없는거나 같다.
70년도 정부의 연구개발비중 두드러진 것은 과학기술처의 연구개발사업비 약 1억7천만원과 동처연구기금 2억원(69년것까지 해서 3억원)과 한국과학기술연구소에 주는 2억원(69년까지 적립을 위해 주던 기금대신) 과 문교부의 학술연구조성비 약 3억원.
68년에는 과학기술처의 연구개발사업비가 문교부의 학술연구조성비 보다 많았다. 그런데69년엔 문교부 것이 2억4천만원이된 반면, 과기처것이 전년과 같은 액수로 머물렀고 초년엔 문교부 것이 3억원으로 인상되었는데 과기처 것은 겨우 3천만원이 올랐을 뿐이다.
3억원의 연구기금(은행의 금리로 연구비를 주는 것)이 있긴 하지만 과학기술진흥의 본산을 이뤄야할 과기처의 연구개발사업비가 문교부의 연구비보다 적다는 것은 기현상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문교부는 68년까지는 1인당 30만원내지 1백만원범위에서 주더니 69년엔 선정된「테마」에 대해 사립대교수에겐 39만원, 국공립대 교수에게는 50만원을 일률적으로 나눠주었다. 이런 연구비지급법은 선진국에서라면 도저히 꿈에도 생각하지 못 할 일이다.
그러니까 학술연구조성비라는 이름을 붙였는지도 모른다. 연구성과에 목적이 있는 것이라기 보다는 교수들의 연구의욕이라도 일으켜보려는 뜻에서 책정한 것이라고 보면 어떻게 나눠주든 깊이 따질 필요는 없겠다. 그러니까 문제는 본격적인 연구개발을 노리고 있다고 하는 과학기술처의 연구개발사업비에 있다.
문교부예산 보다 적다는 것은 과학기술처에 독자적인 대형 프로젝트(연구과제)가 없기 때문이다. 우주원자력, 해양, 공해, 컴퓨터등 국가에서 문제를 찾아 전력을 기울여 해결해야 할 분야에서 프로젝트 하나쯤은 고를 법도 한데 그것이 없기 때문에 적은 연구비로 허덕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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