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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온 파라구아이 이민|살 곳 못돼 6개월만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작년 6월 해외개발공사에 의해 선발되어 [파라구아이] 「산페드로」농장으로 이민갔던 김용항씨(40·천원군성환면수향리)가 『이민 생활을 못 하겠다』고 [파라구아이]에서 몰래 탈출, 미국을 통해 입국해 버린 것이 뒤늦게 밝혀져 지금까지 연거푸 실패를 거듭했던 보사부의 남미지역 이민정책이 또다시 잘못됐음이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작년 12월19일 한국에 되돌아온 김씨가 『정착지와 이주자선정이 다같이 잘못되어 도저히 [파라구아이]에서 농사를 지을 수 없었다』고 말한데서 밝혀졌다.
김씨는 작년 3월 해외개발공사의 이민공고에 따라 지원, 적성검사와 기능검정을 거친 끝에 다른 12명과 같이 이른바 적격자로 뽑혀 해외개발공사와 계약, 9백[달러]의 여비지원을 받아 6월초에 [파라구아이]로 출발했었다.
김씨등 일행은 농장에 도착하자 즉시 도마도를 재배했으나 경작지가 적지가 아니라서 자라지 않는데다 모두 죽어 하나도 거두지 못했는데 그 같은 이유는 『농업기술자로서 뽑힌 동료들이 농사일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만 뽑히는 등 이주자선정이 잘못됐고, 또 경작지에는 독사·독충등이 우글거리는등 적지선정도 나빴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에 대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파라구아이]에는 62년이래 지금까지 1천7백여명의 농업이민이 갔으나 「산페드로」농장에는 단지 20명만이 정착해있고 모두 도시로 떠나고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사부 당국은 김용항씨의 귀국사건 진상을 조사한 결과 지금까지 이민간 사람들의 현지이탈은 사실이지만 자격없는 사람을 뽑았다는등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산페드로」농장에는 현재 20명만이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나 김씨가 돌아온 원인은 농장이 정착지로 부적당하기 때문이 아니고 김씨가 농사기술자이면서 도마도 재배를 했으나 김씨 자신이 농사를 몰라 비료를 주지않아야 하는 것을 너무 많은 비료를 주어 도마도를 모두 죽게하여 동료들로부터 핀잔을 받자 미국으로 건너가 있다가 귀국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또한 선발을 맡았던 해외개발공사는 당시 농사기술자만 13가구를 뽑은 것이 아니고 68년9월10일 현지 대사가 「산페드로」농장이 비어있으니 농장을 지킬 25명의 이민을 보내달라는 요청에따라 1차로 영농 4, 장비 2, 면화 1, 목공 1, 연초 2, 양잠 3가구를 뽑았다고 말하고 김씨가 선발과정에서 정실에 흘렀다고 주장한 것은 모르는 일이라고 말하고 김씨를 계약불이행으로 당국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남미에 6천4백명 이주>거의 예정지 떠나 뿔뿔이
보사부는 62년부터 69년까지 남미지역 [브라질] [파라구아이] [아르헨티나] 「볼리비아」등 여러 나라에 총 6천4백29명의 농업이민을 보냈으나 정착지가 좋지않고 이주자선정이 잘못 되는등 이유로 거의 모두 예정지를 떠나 지금은 「브라질」에 1백20명, 「파라구아이」 20명만이 예정지를 지킬뿐 뿔뿔이 흩어져 번번이 이민정책에 실패를 거듭했었다. 보사부는 14일 이같은 이민정책의 실패를 시인하고 앞으로는 농업이민을 지양, 초청이민에 한해서 허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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