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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담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미국의 [스모커](끽연가)들은 멀지않아 또 하나의 경고처분을 받게된다. 지난해 여름 미국하원은 다음과 같은 경구를 통과시켰다. [Caution Cigarette smoking is dangerous to your health and may cause lungcancer or other diseases.](주의=흡연은 건강에 해로우며 폐암이나 기타 질병를 유발할 수도 있음] 이것은 종래의 주의보다 훨씬 강한 문구이다. 그리고 아주 구체적인 해독이 지적되어있다. 이제까지는 [폐암이나 기타 질병]에 관한 언급은 없었고 다만 [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다](may be)는 정도의 가벼운 표현에 그쳤다.
이제 양원합의만 얻으면 새로운 경고문은 곧 등장할 것이다. 당초에 이런 문구가 담배갑에 등장하기까지는 곡절이 많았다. 의회는 [필립·모리스]파의원, [팰·맬]파의원등으로 둘러싸여 논란이 분분했었다. 그러나 양원은 결국 압도적인 수자로 그것을 통과시키고야 말았다.
지난 한햇동안 전매청은 우리나라에서 양담배 끽연자를 무려 5천5백수십건이나 적발했다. 압수한 양담배만해도 무려 9만갑에 이른다. 그러나 이것은 적발된 경우에 한하며, 실제 유통량은 엄청날 것이다. 사실 서울도심의 골목에선 1백원이면 어떤 종류의 양담배도 살수 있다. 저녁이면 이런 풍경을 공공연히 도처에서 볼수 있다.
[스모커]의 입장으로는 맛좋고 값싼 양담배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다. 필경 봉변만 당하지 않는다면 양담배에 대한 수요는 천문학적인 수자로 늘어날 것이다.
우선 담배의 품질을 트집하지 않을 수 없다. 가령 [니코틴]의 경우 최고급인 청자가 한개비에 2.7㎎를 포함하고 있다. 그보다 한급 낮은 신탄진은 2·83㎎. [타르]는 한층 더하다. 청자가 33.1㎎, 신탄진이 33.3㎎ 이웃 일본의 담배맛은 별로 구미에 당기지 않는다. 그러나 [호프]의 경우 [니코틴]은 1.5㎎, [타르]는 18㎎에 지나지 않는다. 양담배에 이르러선 그 함유량은 더 희박해진다. [켄트](Kent)의 경우, [타르]는 청자의 반도 훨씬 못되는 13㎎에 지나지않는다. [니코틴]도 역시 청자의 3분의 1도 안되는 0.7㎎이다.
끽연은 철저한 기호이며 즐거운 습관이다. 그렇다면 굳이 애국심에만 호소할 수 없는 [어떤 경지]가 있는 것이다.
당국은 마땅히 담배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애연정책]에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지금과 같은 품질저하의 [전매고리]제일주의로는 국민에게 국산담배를 애연하라는 말은 설득력을 갖기힘든다. [금연이냐, 유해 국산담배냐] 양자택일은 [스모커]들에겐 너무 가혹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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