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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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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춥다. 5일새벽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20도2분. 「디젤」기관차의 「오일·파이프」가 얼어 서울행 야간열차가 2시간40분이나 연착을 했다.
관상대 기록에 따르면 서울의 강추위는 29년만의 일이다. 1941년 1월31일 서울은 영하 20도4분까지 떨어졌다.
추위는 9년마다 주기적으로 반복한다는 「설」도 있다. 우선 서울의 최저기온을 관찰하면 9년 주기설은 대개 맞는다. 1927년 12월31일은 영하 23도1분의 추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 9년만인 1936년 겨울에도 서울은 영하 20도5분이었다. 또다시 1941년 정월 서울은 영하 20도 이하를 기록했다.
이번 추위도 61년이후 꼭 9년만이다. 우리나라의 추위는 일본의 기록과 엇비슷이 맞는다. 기상학자들은 「제트」기류의 움직임에 따라서 그 주년은 반복한다고 말한다. 금년은 그 문제의 기류가 거꾸로 움직여 북극권에서 남진, 한반도를 기습한 것이다.
태양 흑점의 증감에 따라, 추위는 11년마다 계속 된다는 주장도 있다. 이것은 9년 주기 설의 순번에 맞아떨어지는 50년의 겨울이 난동이변을 일으킨데 대한 해석으로 등장한 「설」이다. 그해엔 「하노동선」의 이변을 보여 서민들의 환호성을 자아냈었다.
그러나 1961년과 62년사이의 추위는 근년에 드물게 보는 한동 이변이었다. 미국의 「뉴요크」시와 미대륙 동부에선 맹한이 기세를 올려 하룻 밤새 미국에서 백여명이 동사를 한일도 있었다. 이 추위는 「유럽」에서 인도에까지 뻗쳐 세계가 온통 얼어붙는 듯이 덜덜 떨었다. 이 한파는 하루 1천km의 속도로 세계를 휩쓸었었다.
올해는 그러나 9년 주기설대로 하면 한반도에 추위가 닥치는 순번으로 그것에 맞는 셈이다. 강추위가 오면 농부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해충들이 추위속에 사멸하는 것은 더없이 즐거운 일이다. 대개 강추위가 지나간 해엔 풍년이 든다고 하는 것은 이런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하지만 노인이나 병약한 사람들에게는 추위가 심하면 심할수록 고통스러운 일이다. 아직도 연탄에 기대어, 그것도 원시적인 난방을 하고있는 형편에선 추위는 못 견딜 일이다.
당국은 이 추위에 연료대책이라도 성의를 베풀어 서민들의 마음마저 춥지않게 해주어야 할 것이다. 바깥 추위는 덥힐 길이 있어도, 마음 추운것은 누구도 쉽게 녹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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