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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만다라|전성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60년대 후반기『만다라』란 「테마」의 작품만을 발표해오는 전성우씨는 60년대 우리화단의 「뉴·페이스」 이성자여사가「파리」에 머무르며 작품활동을 하는데 비하여 전씨는 미국에서의 작품전을 국내전보다 자주갖는다.
「오하이오」주립대학에서 수업하고 64년말에 귀국, 서울대미대에서 실기강의를 맡고있는 전씨는 『미국적인 것이 국제적인것으로 돼있는 현실이아니냐』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11년간 미국에 머물러있었음에도 동양적인 냄새, 한국적인 분위기를 버릴수 없었다고 말한다. 『만다라』연작으로 일관하는 것도 그러한 집념때문이다.
그는 「루오」의 종교화에 관심을 기울인 일이 있다고 말한다. 동경에서「루오」전과「코코시카」전이 동시에 열렸는데 관람객들은 보다 쉽게 이해되는 「코코시카」보다 「루오」 쪽에 운집했다. 그것은 「루오」가 가진 깊은 사색이 동양인의 그것과 상통함을 절감했다는 것이다.
『동양적인 신비라해서 우리가 감히 접할수없는 경지의것은 아니다. 흔히 어떤 기호로써 그것을표현하고 혹은 우상으로 형상화해서 만져보려하는데, 형태는 달라도 결국같은 것이다』-. 그는자신의 작품세계를 이같이 설명한다. 65년3월 그의 첫귀국전에서 『성운만다라』 『회전만다라』등의 명제가 두드러지게 눈에띄었다. 우주생성의 상상도를보는듯 밝고 휘황한 화면은 당시 미술계에 「클로스업」되었다.
두번째 68년 가을의 작품전은『색동만다라』가 주류를 이루었는데 어딘지 주춤한 느낌이라는 중론. 그럼에도 그에게 70년대의 기대를 거는것은 여유있는 제작태도때문이라고.
『앞으로는 정말 창의적인 실험이 시도돼야 겠다. 자료의 제한도 탈피할것은 분명한데, 그것은 한국풍토에 젖어드는것이어야 할것이다. 「포프」 나 「해프닝」이 이 땅에서 부자연스럽고 「쇼」처럼 여겨지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우리는 꺠달아야한다』- 스스로를 다짐하는말일 뿐 아니라 70년대를 내다보는 젊은 세대의 대변이다.
전씨는 미술관이나 여러 초대전등이 작가들의 활동을 그때그때 매듭지어 주길 희망한다. 즉 평론가들의 활발한 활동에 의해 미술가가 정리되고 방향제시가 뚜렷해야만 한국미술은 틀이 잡혀지리라는 말이다.

<이종석기자>

<시대성격·추천의 변>
60년대의 한국미술은 젊은전술작가들에 의하여 갖가지실험적인 작업이 이루어졌다. 새로운 미술운동이 급격히 도입된것인데 구미의 그것을직수입한데 불과한 것이어서 어수선하고 갈팡질팡하는 10년간이었다
그래서 10년간의 성과내지 빛나는 작품을 지목하는데는저마다 주저한다. 현대 미술의성격이 특정한 걸작·역작을 가려낼수없는 점도 있으나 다른한편 뛰어난 일이나 작가가 없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 10년간 부침한 무수한 작가중 가장 주목을 받은작가는 소장층에서가 아니라오히려 중견층에많았고 그중에서도 60에 가까운 남화백이 첫손에 꼽히었다. 추천자의 대다수가『완성된 자기충실』이란 점에서 그를 지적했다. 그럼에도 그는 새로운 경지의 개척자로서의 기여, 즉 문제성을 남기지 못했다는 말을 듣는다.
60넌대 전반의 한국미술이 어두운 화면속에 묻혀 있었다면 후반에는 확실히 밝고 명랑해졌다. 시학의 미술에서 벗어나 심리적 영상으로 변모된 세계사조가 해외로부터 귀국하는 작가들을 통해 뒤늦게 반영된것이다.
이러한 중견층에비하여 그동안 비중이컸고 또 내일을 기대할만한 60년대의 대표적「뉴·페이스」의 작품을 선정하는데는 적잖은 난산을 겪었다. 동양화 부문에선 이영찬씨의 작품이 자기나름의 체질을 추구하는 점에서, 조각부문에선 최기원·박종배씨의 작품들이 오르내렸다. 그러나 미술계의 관심은 서양화 특히 추상계열에 기울어지고 있어 곧 세계사조의 영합을 명백히하고있다. 그것도 막연한 「애브스트랙트」가아니요 풍토성을 요구하고 혹은 내재적구상을 바라는경향이 보인다. 윤명노씨는 최근의 판화로서추천되고 있으며 동경판화 「비에날레」에서 수상한 김종학씨의 작품을 주목하는 이도있다.
가장 많은 공약수를 찾은 60년대의 역작은 전성우씨의 연작 『만다라』와 이성자씨의 일련의 작품. 50대의 이여사는 늦게 도불해 그림을 시작한 「아웃·사이더」이지만 65년에 가졌던 귀국전의 인상이 강렬히 남아있는 편이고 또 지금「파리」에서의 활동이 활발하다. <추천한분들=유준상 이경성 이구열 석도윤 이봉상 변종하 장우성 유경채 제씨 (무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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