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 기업 내부 문서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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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널메모스닷컴(internalmemos.com)에 올라있는 800개의 문서 중 절반 가량이 무료로 제공된다.
최근 회사가 파산하는 와중에도 회계사들이 장부를 조작하고 경영진들은 부를 챙기는 등 연일 기업 부정에 관한 보도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제 유출된 기업 정보를 다루는 인터넷 사이트 '인터널메모스'가 나와 기업의 내부 정보를 알 수 있게 됐다.

이 사이트의 운영자인 필립 캐플란은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의 성고 거래 사례들을 다룬 유쾌한 사이트인 Luckedcompany.com의 개설자이기도 하다. 이와는 반대로 실패한 경제 활동을 폭로하는 비공개 인기 사이트와, '매력적인 젊은 여성들에 대한 즐거운 소식'을 다루는 Yahotties.com이라는 사이트도 운영하고 있다.

캐플란은 이 같은 사이트들을 통해 많은 돈을 벌었다고 밝힌다. 그는 자신의 사이트 등 중 하나가 2001년에 총 1백만 달러를 벌어들였으며, 자신은 1명의 직원만을 고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인터널메모스에는 800개의 메모가 올라와 있는데 이 중 절반은 무료이고 절반은 매달 45 달러의 이용료를 받는데, 불과 몇 주만에 1백명 가량이 이용 신청을 했다"며 "이는 고무적인 것이며 다른 사이트들과 마찬가지로 수익을 올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인터널메모스는 이용자들이 '닷컴 폭탄' 같은 문서를 게시할 수 있도록 만든 비공개 사이트와 비슷한 방법으로 운영되는데, 이곳에서 고용인들은 자신들이 일하고 있는 회사의 비밀을 공개한다. 캐플란은 자신을 사람들을 돕는 일종의 감시견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는 "이 사이트는 경영진들에게 자신들이 하는 말들을 조심시키게 하는 역할을 한다. 고용인들에게 잘 하지 않으면, 그들은 내게 곧 회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간단히 말해 '고용인들에게 잘 하라'는 게 이 사이트의 목적이다. "라고 전한다.

"객관성 없는 정보 퍼뜨려"

인터널메모스에 올라온 눈에 띄는 예로 IT업체 EDS의 한 직원이 최고경영자인 리처드 브라운에게 보내는 노골적인 편지를 들 수 있다. 이 편지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당신의 말은 90%의 직원들이 비웃을 만한 것이다. (나머지 10%는 당신 곁에 있는 '예스맨'들이다.) 월급날엔 정말 스트레스를 받고 긴장하게 되니 참 씁쓸하다. 직원들이 서로가 서로를 밟고 올라서기 위해 배반하는 것은 정말 야만적이다. 이것이 당신이 말하는 새로운 기업 문화란 말인가?"

그렇다면 문제의 기업들은 이 같은 정보 유출을 어떻게 여기고 있을까? 게시된 편지에 대해 EDS측은 "단지 한 개인의 객관성 없는 의견이 이 사이트를 통해 퍼지고 있다. 문제의 사이트는 회장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수천명의 EDS 직원들의 의견에는 귀 기울이지 않은 채 단지 14만명 중 1명의 목소리만 들려주고 있다"고 반응했다.

캐플란은 사측의 이 같은 반박에 전혀 신경 쓸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캐플란은 "내 웹사이트를 통해 혼쭐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대개 내가 종종 부정한 회계사나 거짓말하는 최고경영자들이라고 말했던 사람들이다. 대개 그들은 욕먹을 만한 짓을 했다"고 주장한다.

Christian Cascone (CNN) / 이정애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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