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교생 음독 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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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8일 상오8시25분쯤 서울성동구 하일동326 김영춘씨(40)의 아들 종수군(11·구천국교5년)이 학교에 내야할 잡부금8백원을 못낸 것을 비관, 농약을 먹고 자살했다.
김군은 이날 아침 등교시간이 되자 아버지에게『3개월 동안 밀린 기성회비와 시험지값 8백원을 달라』고 조르다가『며칠 후에 가져가면 될 것 아니냐』는 꾸중을 듣고 학교에 안가고 있다가 식구들이 외출한 틈에 다락에 있던 과수원용 농약을 마셨다.
농약을 마신 김군은 이웃 민남기씨(27·여)에게 발견되어 병원으로 옮겨지는 도중 숨졌다.
김군은 죽기 전날인 17일 학교에서 담임선생으로부터 기성회비와 시험지값을 18일까지 꼭 가져오라는 독촉을 받았었다.
김군의 아버지는「가나안」농장에서 일해오다가 약1개월전에 그만 두고 가마니를 짜서 일당 2백원 벌이로 부인과 3식구가 어렵게 살아왔다.
김씨는 자식이 없어 형의 아들 종수군을 양자로 데려다 길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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