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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풍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5·16후 일시 공인되었다가 금지된 「빠찡고」 「슬로트·머쉰」등 각종유기가 허가제로 바뀐뒤, 그허가가 남발경향을 보이고 있다. 10월말 현재 전국에는 「슬로트·머쉰」영업장 48개소와 「카지노」4개소가 있어서 청소년들에게 사행심을 조장하고 있다. 이들 유기는 외자획득수단의 하나로 관광객유치책의 한방법으로 허가되어온 것인데 영업장소에 외국인의 출입이 많지 않자 한국인까지도 동반자로서 출입할 수 있게 하여, 외국인보다는 한국인이 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일확천금의 꿈을 꾸다 한꺼번에 7백만원이나 날린 사람까지도 있다고한다.
일제법령 정비시에 마련된 『복표발행현상기타 사행행위단속법』은 63년의 법개정으로 『회전판돌리기, 추첨기타 사행심을 유발할 우려가 있는 시설또는 방법에 의하여 영리를 도모하는 행위』까지 금지하도록 하고 있는데 학교 근처나 공원근처에서 공공연히 행해지고 있는 회전판돌리기 등까지 단속하지 않아 소년학생들의 동심까지 짓밟고있는 것은 이해하기힘들다. 「슬로트·머쉰」이나 「카지노」등은 명백히 『타인으로부터 금품을 모아 우연의 결과에 의하여 특정인에게 재정상의 이익을 제공하고 다른 참가자에게 손실을 가져오게 하는 사행행위』이기에 마땅히 금지되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주로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오락시설로서 외화획득에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 『내무부장관이나 서울특별시장 부산시장 또는 도지사가허가』할 수 있도록한 규정을 악용하여 현재는 주로 한국인을 상대로 하고 외국인이 구경오는 경우에도 허가를 해주고있는 실정인 것이다.
실상 요즘에는「슬로트·머쉰」등의 유기업장은 외국인만 입장하는 경우 그유지비조차 건질수 없다고 하여 주로 한국인들을 입장시키고있는 모양이나 한국인이 입장하지 않으면 수입을 올릴수 없는 유기장의 허가는 마땅히 취소하여야할 것이다. 외화획득의 필요성 때문에 인정된「슬로트·머쉰」에 사용할「코인」의 판매는 외화소지자에게 제한할 것이 필요하다.외화수입실속심사때마다 업주가 암「달러」을 바꾸기 위하여 암시장에 나간다는 것은 외환거래상의 불법을 저지르는 것인즉 사행행위를 조장하고 「달러」암거래까지 감행하는 이중적인 불법행위를 막기의 해서는 허가기간(3개월)이 초과한 업자에게는 허가를 연장하지 말아야할 것이요, 허가기간내라고 하더라도 외화수입실이 적은자에게는 법7조에 따라 허가를 취소하거나 영업행위를 금지하여야할 것이다.
외화획득이라는 구실로 일부업자에게만 이득을 가져다주고 허가알선자에게나 정치자금을 마련해주는 도박장이나 「슬로트·머쉰」의 설치허가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할 것으로 생각한다. 사회풍기가 점점 문란해지는 이즈음 사행행위까지 성행하는 경우 청소년들의 사회교육상 끼치는 해독은 몇푼의 외화획득보다는 훨씬 더많은 것이기에 법을 개정해서라도 외국인이외의 출입을 금지하도록 해야할 것이다.
사회생활에 있어서 「빽」이다 돈이다 연줄이다 하여 노력은 경주하지 않고 요행만을 바라는 폐풍이 판을 치는 성인사회에 청소년들을 물들지 않게하기 위하여서는 건전한 오락을 장려하고 「스포츠」를 장려하며 자기노력에 의하여서만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사회기풍이 건실을 잃고 도박적 심리가 일반화될때, 이사회의 정신적 기반은 구제할 길이 없을 것이다. 도박을 공인하는 국가정책은 어느모로 보나 정상적일 것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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