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 교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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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부의 계속적인 의무교육 시설 확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국민학교의 『콩나물 교실』사정은 조금도 호전되지 않고 있음이 밝혀졌다. 12일 문교부에 의하면 국민학교의 전체학급수 8만8천5백개 가운데 학급당 법정정원인 60명을 넘어 61명 이상을 수용하고있는 학급은 전체학급수의 59.6%에 해당하는 5만6백73개나 되며 그중에도 특히 『콩나물 교실』의 참상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는 학급당 80명을 넘는 교실수가 1만3백76개나 된다는 것이 확인된것이다.,
문교부는 이와같은 참상을 벗어나기 위한 비상수단으로 내년도부터 현재60명으로 되어있는 법정정원을 70명선으로 늘려, 지금까지 법정인원을 지킬수있던 학급까지도 이를 다시 『콩나물 교실』로 전환케함으로써 전체적인 수용능력부족을 평균적인 과밀 교실운영으로 「커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분명히 의무교육완성 5개년계획의 이상에서는 물론, 전반적으로 국민교육의 질적향상을 바라는 전국민의 여망을 저버리는 조치로서 마땅히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로 우리가 지적해야할 것은 경제건설못지않은 교육투자의 중요건에 대하여 당국자는 좀더 성의있는 인식을 가져야하겠다는 것이다. 당국은 2차5개년 계획의 주요목표가 69년으로써 이미 달성되었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 5개년계획 사업의 일환으로 되어있는 의무교육시설 확충계획은 69연말 현재 전세계획목포량의 겨우 50% 내외를 달성한데 불과하다. 3만4천5백여교실의 신축계획은 고작 1만8천4백22개교실(54.6%)을 완성한데 머물러있고, 기존시설의 개축·보수, 부속시설의 설치계획등 역시 그 완성까지는 전도요원한 상태에있다.
둘째 지적해야할 것은 국민학교나 중학교에 있어 한학급당 70명이상을 수용함으로써 생긴 심각한 부작용이 이미 국민교육 전체의 후퇴를 불가피하게 예고하고 있다는 경종이 일부 교육전문가의 보고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보된바와같이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중학무시험제진학에 따라서 서울시시내소재중학에 입학한 금년도신입생 약10만명가운데 그1할 남짓한 약1만명의 아동은 IQ40∼60의 이른바 반진아들이었는데, 6개년간의 국민학교과정을 마치고서도 자신의 이름조차 제대로 쓸수없는 지진아가 그토록 많이 생긴 가장 큰 원인으로서는 국민학교 과정에 있어시의 『콩나물 교실』사정에 따른 교사의 지령 포기현상때문이었다고 분석되고 있는것이다.
이 냉엄한 보무하나만을 가지고서도 우리는 6·25동난이후 거의 통례화 하다시피한 『콩나물 교실』의 비극적인 결과를 능히 짐작할수있을 것이다. 개발도상국가인 우리의 처지로서 우리는 물론 지금 당장 선진제국에서 실시하고 있는바와같은 완벽한 의무교육을 바랄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하더라도 오늘날의 이 비극적인 사태의 심각한 의무에 대해서만은 크게 깨달는바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5개년계획사업의 다른 부분을 완성년도 이전에 초과달성하려는 기백만큼의 계의를 교육투자면에도 쏟아주기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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