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들을 온라인으로 이끄는 시각장애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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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3백만명에 달하는 인도의 맹인들은 컴퓨터 기술을 배울 기회가 거의 없다.
개발도상국에 사는 수 백만 명의 사람들은 아직까지 컴퓨터나 인터넷을 접해보지 못했다.

인도만 놓고 보면 1천3백만 명의 시각장애인들이 심화되는 디지털 분화 현상의 일부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인도 시각장애인들에게는 그래도 희망이 있어 보인다.

사미르 라테는 마이크로소프트 워드를 배우고 있다. 진도가 느리고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라테는 곧 있으면 인터넷 서핑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는 언젠가는 자신과 같은 모든 시각장애인들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되길 바라고 있다.

라테는 "나는 시각장애인들에게 무언가를 배우면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설 수 있게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라테는 특수 제작된 '조스'라는 이름의 미국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사용하고 있다. 그가 키 하나를 누를 때마다 컴퓨터는 음성 메시지를 낸다.

완벽한 음성 컴퓨터가 라테를 돕지만, 그래도 문제에 부닥칠 때면 트레이너 아티 부브나가 도와준다.

그녀는 인도의 상업 중심인 뭄바이에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특별 훈련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부브나는 지난 2년 동안 정부의 원조 없이 25명의 시각장애인들을 가르쳐왔다. 그녀 또한 시각장애인이기도 하다.

부브나는 "내가 컴퓨터를 배우고자 했을 때는 가르쳐 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이 교육에 투신하게 됐다"고 밝힌다.

혼자 힘으로 배워

그래서 그녀는 자신을 훈련하기 위해 미국의 통신 수업 과정에 등록했다.

수년간의 훈련을 끝마친 지금, 그녀는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됐으며, 웹 페이지 디자인도 할 수 있게 됐다.

인도의 전국시각장애인협회는 인도에만 1천3백만 명의 시각장애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 중 대다수는 가난하고, 교육을 받지 못했으며, 극소수만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브나는 더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디지털 분화 현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려면 인도 정부나 국제 기구들이 시각장애인을 위해 제작된 소프트웨어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이 같은 소프트웨어의 비용은 9백 달러에 육박하고 있어 인도 시각장애인들의 대다수가 구입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또한 부브나는 인도의 첨단 기술 관련 업체들이 자신의 학생들을 고용해주길 바라고 있다.

"교육을 시켜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들은 먹고 살 방법이 있어야 한다. 배우는 것만으로 시각장애인들에게 먹고 살 길이 열리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시각장애인들도 직업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부브나는 설명했다.

부브나는 시각장애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동정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며 자신의 삶을 꾸리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시각장애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다른 모든 이들과 마찬가지로 교육과 격려라고 말한다.

MUMBAI, India (CNN) / 이정애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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