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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장보기와 맛의 비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9일부터 서울시내 1백26개소에 「김장시장」이 개장된다는 소식. 기온의 변화에 예민하게신경쓰며 구체적으로 김장준비를 서두를 무렵이다. 요리연구가 최구씨의 맛있게 김치 담그는 비결과 시장사정을 알아본다.
◇김창시장=지난 여름의 오랜 장마와 삼남의 수해로 배추, 무, 소금, 고추, 젓갈생산이 잘안되어 값이 많이 오르리라는 예상이 일찍부터 나돌았으나 전망이 그렇게 어둡지는 않은 것같다.
배추, 무, 파 등 소채류는 비교적 풍년이라 올해 생산예정량이 배추 58만8천9백18t (농림부 추산)으로 작년보다 7천여t이 많고, 무우는 작년생산량보다 1만여t 줄었으나 수요량은 충당하고 남으리라는 전망.
수송사경만 원만하다면 가격은 작년 선으로 안정될 것 같다고 상인들도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양념 값인데, 소금이 가마당 작년 3백50원에서 1천1백원, 고추가 근당 2백원에서 7백원까지 뛰는 파동을 빚었으나 요즘은 소금 8백원, 고추 4백50원 선으로 내렸다. 젓갈은 성수기에는 20%정도 뛸 전망을 보이고 있으므로 미리 양념과 함께 준비해두는 것이 좋겠다.
가격은 5일 현재 배추1포기에 특상45원, 중30원, 하10원∼25원, 무우는 짠지 무우 10개1단50원, 굵은 무우 1개 10원, 조선무우 대1개 10원∼15원, 소5개∼8개 1단에 50원으로 거래되고있다. 파는 1관 l단에 1백원∼1백50원선.
상인들은 아직 본격적인 김장철에 들어서지 않아 정확한 예상을 할 수는 없으나 성수기에는 요즘 가격 선에서 조금씩 내릴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김치담기=배추는 껍질이 얄팍하고 통통하게 살찐 중간크기의 것을 택하고 무우는 채썰것은 큰 것, 김치 담글 것은 작고 단단한 조선무우를 고른다.
절일 때는 소금을 뿌려 하룻밤쯤 재워서 알맞게 절인다. 너무 절이면 단맛이 없어져 김치맛이 안 난다. 젓갈은 폭 곰삭은 것으로 충분히 써서 젓갈종류에 따라 독특한 맛이 나는 김치를 담근다.
보쌈, 동치미, 보통김치, 멸치젓깍두기, 보통깍두기, 총각김치 등 6가지가 최구씨 댁에서 담는 김치종류인데 독특한 것은 동치미와 보쌈.
보쌈은 소금에 절인 포기에서 떼낸 작은 잎들을 그릇에 담고 젓갈국물을 부어 다시 1시간쯤 절이는 것이 맛의 비결.
잣, 꿀, 밤, 송이버섯, 실백, 마늘, 생강 등 갖은 양념도 한데 버무리지 않고 따로따로 빛깔맞춰 잘 배치하면 나중에 식탁에서 잎을 끌러낼 때 꽃밭처럼 다채롭다.
동치미는 작고 값싼 배를 많이 사다가 통째로 무우와 함께 국물을 부어놓는다. 먹을 때껍질을 벗겨 썰어내 놓으면 빛깔도 그대로 하얗고 국물 맛도 산뜻하다.
보통김치는 굴과 양념으로 속을 넣어 독에 담을 때 멸치젓국 달인것을 한번 더 부어두면맛있게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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