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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에르메스, 헌 핸드백·스카프로 액세서리 제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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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업사이클링은 사실 미국 등 해외에서 먼저 시작됐고, 더 활발하다. 전문 벤처기업도 따로 있을 정도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본사를 둔 ‘룹트웍스’는 섬유·패션 관련 기업에서 나온 헌 옷을 모아 만든 의류와 잡화만 전문적으로 파는 ‘업사이클’ 전문 벤처기업으로, 2009년 설립됐다. 생산량이 한정돼 있지만 30달러짜리 헌 방수복으로 만든 노트북 가방, 헌 옷으로 만든 20달러짜리 티셔츠 등이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핸드메이드 용품을 파는 글로벌 e커머스 사이트 ‘엣시’에서는 2010년 7900여 건에 그쳤던 업사이클 제품 판매가 지난해 3만여 건으로 크게 늘었다. 못 쓰는 시계로 만든 귀걸이, 음료수 깡통 뚜껑을 연결해 만든 벨트 등이 팔린다.

 신생 벤처뿐 아니라 기존 기업들도 업사이클 사업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명품업체 에르메스는 헌 스카프와 버킨 백을 업사이클해 생활용품과 액세서리 라인인 ‘쁘티 h.’를 미국에서 판매 중이다. 푸마는 소비자들이 헌 신발을 가지고 오면 이를 잘게 쪼개 미생물 분해로 메탄올을 생성하는 에너지 업사이클 공장을 운영 중이다. 푸마의 베스트셀러인 ‘T7 트랙 재킷’의 지퍼를 기존의 메탈에서 재활용 폴리에스테르 소재로 대체하기도 했다. 소비자들이 싫증난 T7 트랙 재킷을 가지고 오면 이 재활용 폴리에스테르 지퍼를 또다시 재활용한다. 신발을 담아 주는 박스도 재활용 소재로 만든다.

 친환경 아웃도어 기업 파타고니아는 2005년부터 업사이클링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옷이 닳을 때까지 입자는 차원으로 파타고니아 옷을 매우 저렴한 비용만 받고, 또는 무료로 수선해준다. 스웨덴에 본사를 둔 패스트패션 업체 H&M은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가지고 온 헌 옷을 모아 단열재 또는 청소도구로 만든다. 업사이클 소재를 대단위로 모으는 미국 전문업체 ‘테라사이클’에 따르면 미국 업사이클 시장 규모는 한 해 1250만 달러(약 140억원) 정도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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