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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성화 반세기…젊은 만세|체전 50회와 국민체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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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반세기를 이어온 성화가 힘차게 불타고 있다.
국토통일의 민족적 염원이 행동으로 나타난 제50회 전국체전이기에, 겨레의 장성과 국가의 번영을 기원해 온 성화는 더욱 검붉게 타오르고 있다.
슬기롭고 아름답게 보다 힘차게-전진하는 조국의 앞날을 짊어질 젊은이들이 한곳에 뭉쳤기에, 의기는 드높고 향토의 명예를 건 대단합이기에 「겨레의 대제전」은 더욱 영광스럽기만 하다.
1920년에 첫 대회를 가진 이래 어언 반세기 50회의 나이테를 알리는 체전은 수난과 질곡과 비련의 과거사를 씻고, 밝은 내일에의 전환점이 되기 때문에 장엄한 「민족의 대향연」은 더욱 뜻깊다.
「팡파르」가 가을하늘에 높이 울려 퍼지며 체전의 개막을 알리자, 겨레의 힘과 슬기는 전국 방방곡곡으로 뜨겁게 스며들기 시작했다.

<민족과 영고성쇠 함께>
입장식의 「스탠드」를 화려하게 수놓은 한성여고 「카드·섹션」은 발전하는 이 나라를 인간 「모자이크」로 표현했고, 대신고 「매스·게임」은 전진하는 국력을 뜻했으며, 배화여고 「매스·게임」은 국민의 단결을 율동으로 나타냈다.
그리고 체전 사상 최대 규모인 1만5천3백여 선수들은 각기 자기 고장과 모교의 명예를 위해 혼신의 힘으로 싸워 승자는 영광을, 패자는 격려를 받으며 조국의 따스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
쓰라렸던 체전 50년사.
오늘의 영광스런 체전이 있기까지는 험난한 길을 걸어와야만 했다.
1920연대. 유교사상이 뿌리깊은 이 나라에 정착한 「스포츠」는 개화의 선구자로서, 항일의 행동규범으로서, 그리고 국토통일의 해화구로서 고되게 자라왔다.
이러한 역경을 뚫고 자라난 우리 「스포츠」는 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당당 「마라톤」1위를 차지한 손기정 선수를 필두로 「보스턴·마라톤」의 서윤복, 「아마·레슬링」의 장창선, 「프로·복싱」의 김기수 등 불멸의 「스타」를 배출, 고난을 의지로 극복하는 민족임을 세계에 과시하기도 했다.
이제 체전 50년만에 「스포츠」의 밝은 앞날을 내다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세계 수준에는 요원, 「스포츠」인구에서부터 시설, 경기수준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여건은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뒤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 가운데 가장 중요시되는 것은 국민들의 체력. 경기인구나 시설은 짧은 기간 중에 증가될 수 있지만, 체력만은 단시일 안의 강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자랄수록 평균치 저하>
체력수준이 월등하게 우세한 「유럽」 각국을 제외하고라도 내일의 이 나라를 짊어질 한국 어린이와 일본어린이를 비교해 보면 모든 체력평균치는 일본이 우세하다.
11세 남자의 경우 한국어린이들의 평균신장은 135.86㎝인데 비해 일본은 l36.8㎝며, 여자 역시 일본이 1㎝가량 크다. 체중에서도 한국남자가 30.66㎏인데 일본은 31.3㎏이며, 그밖에 체면적·좌고 등 체격은 물론 악력·각력·견완력·l백m달리기·공 던지기 등 체력 면에서도 일본어린이가 앞지르고 있다.
특히 체력 및 체격치를 연령별로 「그래프」화하면 더욱 기이한 현상이 나타난다. 국민학교 1, 2학년에 해당되는 7, 8세 양국 어린이의 체력은 비슷하지만 9, 10세에 들어서면 한국의 수치가 내려서고 11, 12세로 졸업이 가까와지면 훨씬 뒤떨어진다.
이러한 추세는 무엇보다도 어린이를 여지없이 짓밟은 이른바 「입시지옥」의 제도적 결합 때문에 발생된 것으로 정부는 이를 철폐,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함박같은 웃음을 안겨준게 작년의 일이다. 이렇듯 국민체력을 좀먹는 입시지옥도 이제 자취를 감추었으니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고 적당한 운동을 장려한다면 어린이 체력에 바탕 둔 국민체력은 강화될 수 있다고 기대된다.
체력만 강화되면 「스포츠」의 내일은 고무적이다.
「체력은 곧 국력」이라는 기치 아래 체전 반세기를 딛고 일어선 한국「스포츠」는 자못 의욕적이다. 온 국민의 호응 아래, 「스포츠」의 제반여건만 좋아진다면 한국체육도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막강의 힘을 지니게 될 것이다. <글 이근양 기자 사진 구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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