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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휴가 떠나기 전 차량점검 미리 받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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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2일 오후 9시45분경 청원 부근의 경부고속도로 갓길에서 고장으로 서있던 1톤 화물차를 미상의 차량이 충격해 운전자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이어 같은 달 29일에는 김해시 부근의 남해고속도로에서 차량이상으로 서행하는 승용차를 탱크로리 차량이 충격해 어린이 2명이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고속도로에서 차량에 이상에 생기면 일단 본선이나 갓길에 정차해야 되고 운전자들은 차량 주위에서 서성거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고속으로 뒤따르는 차량에 의한 2차 사고가 날 확률이 높아 매우 위험하다. 또 타이어 파손이나 다른 사소한 차량결함으로도 자동차가 전복되거나 제어가 되지 않아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진다.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려면 당연히 차량고장이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일반적으로 이것이 매우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냉각수 부족, 타이어 펑크, 연료고갈과 같이 출발 전 점검만 했어도 예방할 수 있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런데 여름철 고속도로 교통상황실에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현장에 가보면 일반인들의 차에 대한 지식이 너무 부족하다는데 놀라게 된다. 타이어 교체 방법은 물론 휴대공구의 위치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고 냉각수통의 위치와 엔진오일과 타이어 점검요령에 대해 들어 보지 못했다는 사람이 많으며 아예 본네트를 열 줄도 모르는 운전자도 있다.

 반면 세차는 안팎으로 적잖은 공을 들여서 해놓은 것을 볼 수 있는데 본인들 말로도 트렁크와 자동차의 주유구만 열줄 안다고 답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이와 달리 독일 같은 경우에는 일반 가정에서도 웬만한 정비나 소모품 교체를 직접하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주행 전에 차량을 점검하는 것은 물론이고 간단한 예방정비도 할 수가 있어 차량수명을 오래 지속할 수가 있다. 꼭 이 때문만은 아니지만 독일을 포함한 선진국에서는 평균적으로 15년 이상 차를 타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정확히 그 절반인 7.6년마다 차를 교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름 휴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년 동안 온 가족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휴가인데 차량고장으로 뙤약볕 아래에서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하며 견인차를 기다리는 일이란 상상하기도 싫을 것이다. 더군다나 다른 이들의 휴가에까지 방해가 된다면 어찌 즐거운 휴가가 될 것인가.

 정비지식을 완벽하게 갖출 수는 없겠지만 자동차매뉴얼 정도는 다시 한번 읽어보자. 또 휴가 가기 전에 믿을만한 카센터에 가서 점검을 받는 것도 좋다. 그리고 정비사에게 어떤 부위를 어떻게 점검하는지 적극적으로 물어본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온 가족의 운명을 결정할 수도 있는 차의 외모뿐 만 아니라 속까지도 두루 살피는 훌륭한 차 주인이 돼 보는 것은 어떨까.

채철표 한국도로공사 천안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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